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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5월 31일 18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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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과 29일 각각 1.05%와 3.35%씩 떨어졌던 나스닥지수는 30일에도 4.18%(91.04포인트) 급락한 2,084.50에 마감됐다. 나스닥지수는 최근 사흘 동안 200포인트 가까이 떨어지면서 금리인하 전과 비슷한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최근의 주가급락의 직접적인 원인은 기업들의 2·4분기(4∼6월) 수익악화 경고 때문. 30일 주가가 크게 떨어진 것도 세계 최대 서버 컴퓨터업체 선마이크로시스템스의 2·4분기 매출이 월가 전망치보다 10% 이상 적을 것이라고 경고한 데 큰 영향을 받았다.
톰슨 파이낸셜 조사에 따르면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지수 산정에 포함된 500대 기업의 2·4분기 실적은 지난해 동기에 비해 12.2%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노던 트러스트 증권사의 케빈 노넬란 분석가는 “6월 중순부터 기업들이 본격적으로 2·4분기 실적을 공시하기 시작하면 최근 15일간 주식시장을 지배한 금리인하 효과가 거의 사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기업의 감원이 줄어들지 않는 것도 경기회복을 늦추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1일 발표되는 5월 실업률이 4월과 똑같은 4.5% 수준이거나 소폭 상승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러더퍼드 브라운 투자관리회사의 커민스 캐더우스 펀드매니저는 “금리인하가 효과를 나타내는 데는 평균 6∼9개월 걸리지만 기업 실적이 계속 악화되면서 경기회복 시기가 내년 1·4분기 또는 2·4분기까지 넘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와 관련해 에드워드 조지 영국 중앙은행 총재도 30일 파이낸셜타임스지와의 회견에서 “저축률 감소, 과잉투자의 영향, 대외부문 적자 등으로 인해 미국 경제가 내년에나 회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낙관론자들은 당초 예상했던 올 연말경에 미국 경제가 나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마이크 모스코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30일 “기업들의 재고 상황이 크게 나아지면서 올해 안에 성장세가 회복될 것이라는 시나리오가 가장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최근 미 상무부 통계에 따르면 미국 기업들은 18년 만에 가장 빠른 수준으로 재고를 정리해 나가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와 함께 미국 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소비 활동이 크게 위축되지 않은 것도 연말 경기회복론을 부추기고 있다. 29일 발표된 5월 소비자신뢰지수는 4월 109.9에서 115.5로 상승했다.
<정미경기자>mick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