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따라잡기] 외국인, 삼성전자 지속적으로 매도할 것인가

  • 입력 2001년 5월 31일 14시 37분


삼성전자가 외국인들의 대규모 매도공세에 약세를 보이고 있다.

외국인들은 메릴린치(20만주) 골드만삭스(15만주) 모건스탠리(10만주) CSFB(9만주) 등 외국계증권사를 통해 삼성전자를 대규모로 매도하고 있다.

이들의 매도공세로 삼성전자는 전일보다 1만2000원(-5.4%) 하락했다(2시 5분현재).

시장전문가들은 오늘 삼성전자의 하락은 충분히 예견됐다고 인정한다.

전일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6.04% 하락했기 때문에 외국인들의 매도공세를 예상했다는 설명이다.

특히 삼성전자의 주가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마이크론테크놀로지의 주가가 최근 50달러대에서 36달러대로 급락한 것도 외국인 매도를 촉발시켰다고 지적한다. 그동안 마이크론사의 하락에 비해 삼성전자의 주가하락폭이 적었다는 설명이다.

여기다 삼성전자의 2/4분기 실적이 당초 기대보다 악화될 것이란 우려감도 주가하락을 가져왔다. 국내증권사의 반도체 애널리스트들은 2/4분기 삼성전자의 매출액을 7조4400억원(최석포 메리츠증권)에서 8조6700억원(전병서 대우증권)으로 추정한다. 순이익은 6423억원(임홍빈 삼성증권)에서 9000억원(전병서 대우증권)으로 보고 있다.

1/4분기 삼성전자의 매출액은 8조6400억원, 순이익은 1조2400억원이었다. 전병서 애널리스트의 주장이 맞더라도 2/4분기 순이익은 1/4분기에 비해 3400억원의 감소가 불가피하다.

일부 애널리스트는 2/4분기 순이익이 6000억원에도 못미칠 것이라고 전망한다.

여기다 반도체 회복시점이 당초 전망보다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감도 삼성전자에 대한 외국인 매도를 촉발시킨 것으로 분석된다.

2/4분기 실적악화는 대부분 예상했던 만큼 현주가에 충분히 반영되고 있다는 게 시장전문가들의 다수견해다. 문제는 반도체 경기가 바닥권에서 탈출하는 시점이 2/4분기에서 3/4분기 심지어 4/4분기로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감이다.

이 경우 현시점에서 삼성전자를 선취매할 필요성이 없어지기 때문에 외국인들의 매도공세가 예상된다고 양봉진 마이애셋자산운용 주식운용팀장은 우려한다. 특히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율이 58.28%(30일현재)에 달하기 때문에 비중축소 시도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김성인 동원경제연구소 반도체 애널리스트는 "오늘 외국인들의 매도는 전일 나스닥시장의 하락과 반도체장비업체에 대한 모건스탠리딘위터증권의 투자등급 하향조정의 영향이 크다"고 설명하면서도 "20만원 밑에서는 저가매수에 나서야 한다"고 권했다. 2/4분기 실적이 1/4분기 실적보다 나쁜 것은 분명하지만 20만원밑으로 떨어질 정도는 아니라고 주장한다.

김도현 삼성증권 투자전략팀 선임연구원도 "전일 나스닥하락의 영향으로 삼성전자를 매도하고 있다"며 "나스닥시장이 반등할 경우 재차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될 것이다"고 긍정적인 견해를 피력했다.

박영암 <동아닷컴 기자> pya84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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