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문경 주흘산, 개발이냐 환경보존이냐

  • 입력 2001년 5월 30일 22시 36분


‘개발이냐, 환경보존이냐.’

경북 문경시가 문경읍 문경새재 도립공원 안 주흘산 자락 구릉지에 대규모 관광휴양단지를 조성하는 문제와 관련, 시와 지역사회단체 및 대구경북환경련 간의 찬반 논란이 뜨겁다.

시는 해마다 늘어나는 관광객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세입을 늘리기 위해 민간자본 1100억원을 유치, 상초리와 상리 일대 도시계획구역 24만3260㎡에 가족호텔과 콘도미니엄, 삼림욕장 등을 갖춘 관광휴양단지를 만들기로 하고 올 연말경 공사를 시작할 예정이다.

그러나 ‘주흘산을 사랑하는 문경시민 모임’ 등 지역 시민사회단체는 “더 이상 환경파괴를 방치할 수 없다”며 최근 ‘주흘산지키기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구성, 주민서명운동과 함께 시청앞에서 1인 릴레이시위를 벌이는 등 본격적인 반대운동을 펼치고 있으며 대구 경북의 환경단체까지 가세할 움직임이다.

공대위측은 “관광산업을 활성화하는 올바른 길은 자연을 있는 그대로 잘 보존하는 것”이라며 “시의 방침은 자연경관이 빼어난 주흘산을 파괴하는 행위로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지하수개발에 따른 관광단지 아래 쪽의 식수 및 농업용수 부족과 수질오염, 계단식 부지 조성으로 인한 산사태 위험 등을 또 다른 문제점으로 지적하고 있다.

이와 함께 대구환경련은 “개발이 아무리 급하다 하더라도 생태계의 보고인 주흘산을 제물로 삼아서는 안된다”며 개발계획 철회를 요구하고 있으며 경북환경련은 “문경시는 인기성 정책으로 주민을 오도하고 환경을 파과할 것이 아니라 주흘산을 자연생태공원으로 조성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시는 “철저한 환경영향평가 후 조성하는 것이므로 환경파괴는 있을 수 없으며 열악한 재정을 확충하고 TV드라마 ‘태조왕건’ 촬영장 조성 이후 연평균 200만명이나 몰려오는 관광객의 편의를 위해 어쩔수 없다”며 계획을 강행한다는 입장이다.

한편 이 계획을 적극 지지하고 있는 지역개발위원회와 문경새재 부근 주민들은 “석탄산업 사양화에 따른 폐광 이후 나락으로 떨어진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반드시 개발돼야 한다”며 ‘리조트개발추진위원회’를 만들어 개발을 촉구하고 나서는 등 지역 및 계층 간 분열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문경=이혜만기자>ha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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