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부산亞경기대회 지도부 단합 아쉽다

  • 입력 2001년 5월 30일 00시 26분


‘D-488일’, 코앞에 닥친 부산아시아경기대회.

월드컵에 가린 2002년 부산아시아경기대회는 재정빈곤에, 늦어지고 있는 경기장 시설 건설, 조직위원회 내부 갈등 등이 겹쳐 대회 성공여부를 가늠하기 힘들 정도다.

조직위와 관련 기관들이 한 마음으로 뭉쳐도 대회 성공을 장담하기 힘든 마당에 내부의 갈등과 분란이 끊이지 않고 있어 많은 체육인과 부산시민들은 걱정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사무총장 인선과 조직위 내분을 수습하기 위해 28일 오후 부산진구 부전동 호텔롯데부산에서 제23차 부산아시아경기대회조직위원회 총회가 열렸다.

그러나 총 사령관격인 김운용(金雲龍)조직위원회 위원장은 자신이 회의를 소집해 놓고도 끝내 불참했다. 이날 인천 국제공항에서 열린 제3회 동아시아대회 참가 선수단 환영 및 해단식에 참석해야 한다는 것이 그 이유.

참석한 19명의 위원들은 하나같이 김 위원장의 불참을 강도높게 성토하고 조직위의 김 위원장- 안상영(安相英·수석부위원장)부산시장- 우병택(禹炳澤)집행위원장으로 이어지는 지도부 라인의 사과와 대책을 촉구했다.

위원들은 25일 열린 제28차 집행위원회 회의에서 김 위원장이 7일의 제22차 위원총회때 사회를 거부하고 회의장을 박차고 나간 사실에 대해 부산시민들에게 공개사과할 것을 결의해 놓았기때문에 김 위원장이 이날 의도적으로 불참한 것으로 규정하는 듯 했다.

“400만 부산시민을 무시하는 처사” “사퇴를 포함한 명백한 입장을 밝힐 것” “물러나게 하자” “불신임시키자”는 격앙된 위원들의 의사진행 발언이 계속됐다.

그러나 김 위원장으로부터 대리권을 위임받은 안 시장은 위원들의 질타에 곤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회의만은 무산시키지 않아야 한다는 심정으로 무리하게 회의를 진행했다.

집행위원장은 내내 침묵을 지켰다.

이날 총회에서 보인 이들 지도부의 모습은 대회를 걱정하는 부산시민들의 마음과는 동떨어진 것이었다는 지적이다.

오히려 내분의 불씨를 지피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 선출이 있는 7월16일까지는 절대로 김 위원장이 사퇴를 하지 않을 것입니다. 만일 당선이 되면 사표를 내고 그 뒤에는 안 시장이 위원장 자리를 겸하겠지요. 우 위원장은 옆에서 장단만 맞추면 되지 않겠습니까.”는 것.

회의장을 떠나며 내뱉은 한 참석자의 푸념이었다.

<부산〓조용휘기자>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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