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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5월 22일 18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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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암을 비롯해 각종 위장 질환을 일으키는 균인 헬리코박터 파이로리(HP)의 전체 게놈 염기서열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완전 해독됐다.
과학기술부가 지원하고 있는 인간유전체기능연구사업단의 이광호 교수(경상대 의대)는 22일 “한국인의 위에서 검출된 HP의 159만1297개 전체 염기쌍을 완전 해독했으며 전체 염기쌍에서 1454개의 유전자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완전 해독은 염기서열의 95% 정도를 해독하는 초안에 비해 5배 이상의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그동안 국내에서 미생물의 유전체(게놈) 염기서열의 초안이 발표된 적은 있으나 완전 해독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 한국인의 위에 있는 이 균주는 미국인과 영국인에서 발견되는 균주와 상당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우선 염기쌍의 수에 있어 한국인 균주는 미국인과 영국인에서 발견되는 동종의 균주에 비해 4% 정도 적었으며 유전자 수 역시 3∼7%가 적었다.
특히 유전자의 상동성을 조사한 결과 22%의 차이를 보였으며 이 가운데 5%의 유전자는 한국인 균주에만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교수는 “앞으로 한국인의 헬리코박터 파이로리가 가진 고유 유전자를 연구하면 각종 위장질환 예방법 개발에 큰 진전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소화기학회는 99년 우리나라 성인의 55% 이상이 HP에 감염돼 각종 위장질환을 앓고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었다.
<이영완동아사이언스기자>puset@donga.com
▼뇌세포 파괴 방지 물질 발견▼
일본 게이오(慶應)대 의학부 연구팀이 알츠하이머병에 따른 뇌세포 파괴를 막을 수 있는 물질과 이 물질을 만드는 유전자를 발견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22일 보도했다.
‘휴머닌(HN)’으로 불리는 이 물질은 24종의 아미노산이 결합된 것. 연구팀은 알츠하이머병에 걸리면 뇌가 전체적으로 줄어들지만 후두엽은 거의 변화가 없는 점에 착안해 연구에 착수했으며 후두엽에서 HN을 만들어내는 유전자를 발견했다.
연구팀은 쥐 실험을 통해 이 물질이 뇌세포 파괴에 효과가 있음을 확인하고 HN유전자에 대한 특허를 신청한 상태다. 알츠하이머병 발병에 관계된 유전자는 이제까지 몇 종류가 발견됐는데 HN은 이 모든 발병유전자를 통제해 세포파괴를 막아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주장했다. 연구팀은 동물실험을 통해 앞으로 이 물질의 메커니즘을 규명할 계획이다.
각국은 현재 알츠하이머병의 진행을 늦추는 신약 개발 경쟁을 펼치고 있다. 미국에서는 발병유전자 중 하나인 베타 아미로이드를 통제하는 방법으로 기억력을 높이는 백신개발에 나섰다. 그러나 알츠하이머병을 근본적으로 치료하는 신약 개발은 미개척분야다. 이번에 발견된 신물질은 알츠하이머병 치료약 탄생에 대한 희망을 낳게 하고 있다.
알츠하이머병 환자는 세계적으로 1000만명 이상으로 추정되고 있다.
<도쿄〓심규선특파원>kss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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