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명당으로 모십니다”…풍수마케팅 바람

  • 입력 2001년 5월 15일 18시 39분


‘명당을 팝니다.’

주택업체들이 풍수지리설을 내세운 홍보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효성은 이달 말 분양할 안양시 만안구 안양동의 아파트 ‘화운트빌’이 수리산 자락에 위치해 집 뒤 쪽으로 산에 둘러 싸여 북서풍의 찬바람을 막고 앞 쪽은 편평한 평지로 전망이 좋은 ‘후고전저(後高前底)’의 명당이라는 내용을 담은 분양광고를 낼 예정.

쌍용건설은 18일부터 서울 종로구 내수동에서 분양할 주상복합아파트 ‘경희궁의 아침’이백두대간에서 흘러온 정기가 모여 대대로 왕이 태어난다는 용맥(龍脈)이며 조선시대 왕궁터였다는 점을 담아 대대적인 분양 홍보작업을 벌이고 있다.

금호건설도 28일부터 청약접수할 여의도 주상복합아파트 ‘리첸시아’가 한강물이 흘러들어오는 지점에 위치하고 있어 복(福)을 불러들이는 명당의 조건을 갖췄다고 강조하고 있다.

주택공사도 올 1월 용인 신갈지구에 조성한 아파트 ‘새 천 년 그린빌’에 풍수지리를 이용한 단지설계를 적용한 점을 적극 홍보, 100% 분양에 성공했다.

이처럼 업체들이 풍수지리설에 매달리는 것은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고 경기 전망이 극히 불투명해지면서 아파트 청약을 망설이는 투자자들에게 자사 아파트가 명당에 위치해 있어 투자하면 돈을 벌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한 전략”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

<황재성기자>jsonh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