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들의 학생인권 침해 심각"

  • 입력 2001년 5월 11일 20시 16분


교사들의 체벌, 성추행, 두발 규제 등으로 한국 학생들이 심각한 인권 침해를 받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아시아 태평양 국제이해교육원은 11일 서울 명동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10층 회의실에서 '어린이·청소년의 인간적 권리'라는 토론회를 갖고 어린이·청소년 인권 문제를 폭넓게 논의했다.

발제를 맡은 학생인권과 교육개혁을 위한 전국 중고등학생연합 대표 육이은 학생은 학교에서 학생들이 당하게 되는 인권 침해 사례를 조목조목 공개했다.

육군은 "학생들은 학교 교문에서부터 두발이 단정하지 못하다는 이유로 머리를 잘리며 수업시간중 교사의 질문에 답하지 못한 학생은 구타를 당하고 점수까지 깎이게 된다"고 주장했다.

육군은 또 "일부 교사들이 여학생들의 목을 쓰다듬거나 명찰을 꺼내준다고 하면서 가슴을 만지는 등 성추행을 일삼고 있다"면서 "학생들이 귀엽다고 하는 행동일지 모르나 대부분의 학생들은 수치감과 분노를 느낀다고 고발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학생연합 세이클럽 게시판에 올라온 서울 모 여자고등학교에서 벌어진 일을 소개했다.

이 게시판에 올라온 글에는 체육선생님이 지각하는 학생들을 복도에 세워놓고 볼을 잡아당기며 '내가 뽀뽀를 해주면 지각을 안하려나' 같은 말을 하고 전산선생님이 전산실에서 여학생의 엉덩이를 툭툭 치다가 '나랑 이번 시간 여기서 놀다가라'는 말을 했다고 씌어 있다.

육군은 또 서울 Y여고에서 벌어진 교사 폭력사건을 소개하면서 "이 학교의 수학 선생님은 학생들이 수학책을 가져오지 않았다는 이유로 반장과 부반장을 폭행하면서 학생들에게 '내가 어떻게 때리는지 잘보고 (경찰에) 신고해!'라고 말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육군은 학교의 소지품 검사, 표현의 자유 억제, 강요된 종교집회 등을 대표적인 인권 침해사례로 꼽았다.

청소년과 아동의 인권을 발표한 중앙대학교 청소년학과 최윤진 교수는 "청소년과 아동은 발달 정도가 다름에도 UN은 18세 미만의 아동과 청소년을 모두 아동권리 국제협약에 포함시키고 있다"면서 "청소년의 자율권 등을 증진시키고 확산시킬 수 있는 법률 및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지역사회복리회 김인숙 상임이사는 아시아의 어린이·청소년의 인권 침해 실태를 발표했다. 김이사는 "지난 1일 발표된 ILO(국제노동기구)의 통계에 따르면 세계 아동노동자 2억5000만명중 아시아에 아동 노동인구가 가장 많다"면서 "아시아 아동들은 노동뿐 아니라 에이즈로 인해 고아가 되고 아동매매춘에 시달리고 있다"고 실태를 보고했다.

안병률/ 동아닷컴기자mokd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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