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빨리 끓고 일찍 식고 증권주는 냄비주?

  • 입력 2001년 5월 10일 18시 38분


최근 주식시장의 최대 화제 중 하나는 증권주였다. 지난주부터 5일 연속 상승했고 7일에는 업종지수가 무려 117포인트 오르며 종합주가지수가 590대에 진입하는데 결정적으로 기여했다. 이후 2일간 조정후 10일 14.59포인트(1.09%) 재상승하며 주가를 580대로 견인했다.

증권주는 ‘가장 먼저 뜨기’ 때문에 증시 선행지표가 되고 ‘개미군단’이 선호하는 대중주로 꼽힌다. 이번 증권주의 호조를 대세상승 조짐으로 보는 투자자도 적지 않다. 그러나 이면에는 위험한 요소도 있다. 증권주는 가장 먼저 뜨지만 또 ‘가장 먼저 떨어지기’도 한다.

▽경험으로 본 증권주의 특징〓최근 한 증권사는 “92,98년 시장이 바닥을 탈출해 대세반전을 할 때도 증권주가 선두에 섰기 때문에 증권주 향방에 관심이 집중된다. 이미 몇몇 선도주는 전고점을 넘어서 추가적 강세가 기대된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과연 이 분석대로 증권주의 오름세가 대세상승을 이끌 수 있을까. 물론 92,98년 바닥 탈출 때 증권주가 선두에 선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증권주가 선두에 섰다고 해서 증시가 항상 바닥을 탈출했던 것은 아니다.

올해초 랠리의 경험이 이를 잘 입증해준다. 당시 증권주는 종합지수보다 훨씬 크게 상승하며 2월 중순까지 증시를 주도했다. 증권업종지수는 작년 연말보다 배 가까이 올랐고 증권사들은 “올해 최대 테마주는 증권주”라며 흥분했다.

그러나 2월말 증권업종지수는 종합주가지수보다 더 가파른 속도로 곤두박질치기 시작했다. 물론 종합주가지수도 함께 무너졌다. 증시 상승을 주도했던 것과 같이 증권주는 증시 하락을 먼저 알렸다. 이같은 경험은 작년 2∼5월과 6,7월에도 있었다.(그래프 참조)

▽주의할 점과 전망〓증권주 상승세는 투자자들이 금융장세를 기대하는데서 비롯된다. 거꾸로 말하면 금융장세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실망감으로 바뀌는 순간 증권주는 폭락할 가능성을 항상 안고 있다는 뜻도 된다.

이번 증권주의 상승세의 원인은 현실적인 수요 보강보다 2차 랠리를 기대하는 투자자들의 선취매 때문이었다는게 증권업계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따라서 증권주가 다시 하락할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

동원증권 강성모수석연구원은 “최근 유동성 장세로 돌입하지 않은 상태에서 투자자들의 기대 심리로 인해 증권주만 반짝 초과수익을 보이는 패턴이 반복됐다”며 “이번에도 비슷한 경우일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이완배기자>roryre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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