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반도체시장 다시 먹구름

  • 입력 2001년 5월 10일 18시 26분


반도체시장에 또다시 두터운 먹구름이 뒤덮이고 있다.

지난달초까지만해도 D램가격이 가파른 반등세를 보이면서 반도체 경기가 바닥을 찍었다는 공감대까지 형성됐었다. 하지만 10여일만에 다시 하락세로 돌아서 이제 추가하락까지 걱정해야할 상황이 됐다.

특히 시장조사기관인 데이터퀘스트는 8일 올해 세계 반도체매출이 작년 2262억2800만달러보다 16.7% 감소한 1884억달러에 머물 것 이라며 2003년은 돼야 작년 수준을 회복할 수 있다 는 비관적 전망을 내놓아 시장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반도체주가 일제히 하락세〓가격이 가장 민감하게 움직이는 아시아 현물시장에서 128메가SD램의 가격은 최근 사상 최저 수준인 3.7달러까지 떨어졌다. 128메가 SD램은 현재 반도체시장에서 가장 많이 거래되는 품목.

9일(현지시각) 미국 증시에서는 반도체주들의 주가가 현저한 약세를 보였다.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전날보다 3.42% 떨어졌고 인텔은 5.18% 빠졌다.

미국 반도체기업인 내셔널세미컨덕터는 작년 4분기중 비용절감을 위해 전체 인력의 10%인 1100명을 감원했고 분기별 순익은 주당 4센트 손실을 기록할 것이라고 발표해 시장에 불안감을 던졌다.

국내 증시의 경우 하이닉스는 채권단의 지원발표로 8일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상승추세에 있지만 삼성전자는 D램 경기의 불확실성으로 하락추세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

▽D램 경기에 목맨 하이닉스〓3달러 미만인 D램가격은 선발업체인 삼성전자와 마이크론의 생산원가보다 낮다. 하이닉스와 같은 후발업체의 생산원가는 선발업체보다 0.3∼0.5 달러가 높기 때문에 심각한 경영압박을 받을 수도 있다.

하이닉스는 평균 D램단가가 3.1달러정도는 돼야 2조5000억원의 영업현금흐름(EBIDTA)를 만들어내고 생존도 가능할 것으로 평가된다. 증권업계에서는 지금보다 D램 값이 평균 50센트정도는 올라야 유동성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대우증권 전병서수석연구위원은 작년초부터 반도체업체들이 일제히 설비투자를 늘려 공급이 급증해 D램값이 폭락했지만 아직도 공급과잉 우려는 가시지 않고 있다 며 통상 여름에는 PC수요가 줄기 때문에 당분간 D램값 반등은 기대할 수 없다 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3분기가 되면 PC업그레이드 수요가 살아나면서 40∼50% 수요진작 효과를 가져올 것 이라며 이때부터는 D램값의 반등을 기대해 볼 수 있다 고 전망했다.

<박정훈기자>sunshad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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