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차세대 IT…"오! 놀라워라"

  • 입력 2001년 5월 6일 18시 34분


‘서울과 런던의 그래픽디자이너가 인터넷으로 접속해 공동 캐릭터제작 작업을 벌인다. 피지의 한적한 방갈로에서 위성인터넷에 접속, 조용히 영화를 즐긴다…’ 너무 자주 듣다보니 ‘현실’처럼 되어버린 ‘미래상’이다. 이같은 디지털 세상의 ‘밑그림’은 이미 4, 5년 전에 그려졌다. 97년 컴덱스에서는 △디지털TV △지갑PC △안정적인 인터넷접속 △음성인식컴퓨터가 차세대 정보기슬(IT)주자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그 ‘차세대’는 어디쯤 와 있을까.

▽빵빵한 하드웨어〓지난달말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인텔의 개발자포럼(IDF). 패트릭 겔싱어 부사장은 1.7㎓ 펜티엄Ⅳ 프로세서를 단 컴퓨터를 시연했다. 지구의 아무곳이라도 ‘줌 인’해 원하는 지역을 보여주는 3차원 그래픽 등 중앙처리장치(CPU)에 부하가 걸리는 작업을 거뜬히 해냈다.

모토로라는 올초 ‘어디에서나 정보를 접한다(intelligence ever―ywhere)’는 트레이드마크를 설정했다. 영화 엔터테인먼트 정보 내비게이션 인터넷 등을 하나의 무선스테레오에 담은 텔레메틱스 기기가 올해 GM 등의 일부 차종에 내장될 예정이다.

휴렛팩커드는 IP주소를 갖고 있어 인터넷으로 연결되는 프린터를 선보였다. PDA업체 사이버뱅크는 마이크로소프트 포털 MSN과 제휴해 무선모뎀이 없어도 PDA만 있으면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게 했다.

▽대용량 콘텐츠 전송〓박찬호의 야구경기 생중계. 동시에 많은 사용자가 접속하다 보니 속도도 늦고 자주 끊긴다. 필라멘트사는 CDN(Contents Delivery Network·콘텐츠배달망)이라는 분산형 기술로 이 문제를 해결했다. 인터넷망의 곳곳에 캐시서버를 설치해 콘텐츠를 일시 저장한 뒤 사용자가 이를 이용하도록 한 것. 시디네트웍스도 지난달 인터넷 영화 ‘MOB 2025’를 CDN으로 서비스해 호평을 받았다.

전문가들은 대용량 파일을 손상없이 빠르게 전송하는 기술이 차세대 인터넷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루슨트 시스코 등 통신장비 업체들도 향후 몇 년간 광대역망과 CDN 장비에서 매출이 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콘텐츠 저작권 보호기술〓디지털 콘텐츠 유료화가 어려운 또다른 이유는 쉽게 복제할 수 있다는 것. IT전문조사기관인 IDC는 올초 보고서를 통해 ‘디지털저작권관리(DRM)가 인터넷의 필수불가결한 기술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DRM은 콘텐츠 유통을 관리해 디지털 저작권을 보호하는 기술. 돈 안내고 복제한 파일은 열리지 않게 하는 등의 방식이다. 대표적인 업체는 미국의 인터트러스트. 드림인테크 등 국내 벤처기업도 DRM 솔루션을 판매한다.

▽P2P의 응용〓인텔의 존 데이비스부사장은 “e비즈니스가 ‘단순접속―웹 브라우징―온라인거래―P2P를 응용한 협업’으로 진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P2P는 서버를 통하지 않고 개인 PC끼리 연결해 정보를 주고 받는 방식. 내 PC에서 정보를 수정하면 연결된 PC에도 바로 반영된다. 디자인그래픽 작업을 할 때 미국과 서울에 떨어져 있는 사람이 공동작업을 할 수도 있다.

냅스터처럼 파일을 공유하는 것은 P2P 응용의 대표적인 사례. 또 미국의 파라본사는 PC를 인터넷으로 연결해 슈퍼컴퓨터처럼 이용하는 P2P 솔루션을 개발해 암연구센터에 제공하고 있다.

<김승진기자>saraf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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