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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5월 3일 18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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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P의 얘기는 ‘침묵하는 다수론’과 ‘개혁 수습론’으로 요약할 수 있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JP는 먼저 “우리가 말 없는 다수를 전혀 고려치 않는 정책을 펴고 있다”며 “목소리가 큰 사람 위주로 정책을 집행하니…”라며 운을 뗐다. 그는 이어 “이제부터는 벌이지만 말고 의약분업, 교육개혁 등 하나 하나 수습해 나가자”며 “민주당과 자민련이 위기감을 가지고 비상한 각오로 수습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JP는 “사립학교법 가지고 왜 괜히 들쑤셔 놓느냐. 개혁이라는 이름 아래 자꾸 일을 벌이고 있다. 당에서도 일을 수습하고 책임지는 사람보다 벌이려고 하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커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민주당 내 개혁론자들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했다.
이에 이 전 원장이 “역시 경륜이 많은 총재님(JP)이 정부를 틀어잡고 끌고 가야 정국이 올바른 방향으로 갈 수 있다. 대통령도 뵙고 말씀도 하시라”고 권유하자 JP는 고개만 끄덕일 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는 것.
JP의 한 측근은 “‘여건이 무르익을 대로 무르익을 때까지 두고 보는’ JP 특유의 ‘관조(觀照)’”라고 해석하면서도 “JP가 조만간 정부의 개혁 노선에 관한 분명한 견해를 밝힐 준비를 하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실제로 그는 요즘 여권의 여러 인사들과 접촉하면서 의견을 수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6일엔 민주당 자민련 민국당 등 여 3당 지도부와의 골프모임이 예정돼 있다.
자민련 내에서도 정부의 개혁정책에 대한 비판이 공공연히 제기되고 있다. 변웅전(邊雄田) 대변인은 “의약분업으로 국민을 불편하게 만들고, 교육개혁으로 교사와 학교가 돌아서게 만들었는데, 이래서야 어떻게 내년 지방선거와 대선을 치르겠느냐며 걱정하는 소리들이 주변에 많다”고 말했다.
자민련이 최근 민주당과의 공조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모성보호법안이나 민주화유공자예우법안 등과 관련해서는 민주당과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도 ‘침묵하는 다수’를 대변하기 위한 취지라고 한 당직자는 설명했다.
<윤영찬·박성원기자>yyc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