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역시 뒷문이 든든해야"

  • 입력 2001년 4월 26일 18시 29분


리베라(위)와 조웅천
리베라(위)와 조웅천
불펜투수의 성적에 따라 팀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투수의 역할 분담이 철저한 프로야구에서 마무리와 중간계투는 팀의 승패와 직결되는 승부의 열쇠. 5명의 선발투수보다 나머지 불펜투수의 역할이 훨씬 중요하다고 역설하는 감독도 있을 정도다.

올해도 ‘팀순위는 불펜투수에게 물어 보라’는 프로야구의 전통 방정식이 성립한다.

먼저 돌풍의 SK. 지난해 말 현대에 거액의 트레이드 머니를 주고 현직 홀드왕 조웅천과 전직 구원왕 조규제를 모셔온 SK는 이들이 뒷문을 굳건히 막고 있는 사이 팀창단 이후 난생 처음으로 2위에 오르는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마무리 조규제가 25일 현재 7경기에 나가 1구원승 3세이브 1홀드에 평균자책 1.23을 기록중이고 조웅천은 팀의 18경기 중 55.6%인 10경기에 무차별 출격해 4세이브와 4홀드(1패)를 거뒀다. 조규제의 세이브 숫자가 적은 것은 시즌초 조웅천이 마무리를 했기 때문.

선두를 달리고 있는 두산은 2년 연속 소방왕 진필중이 올해 1구원승 3세이브를 거두긴 했지만 두 번이나 팀 승리를 날리는 부진을 보여 한때 위기를 맞기도 했다. 그러나 두산은 박명환 이혜천 최경훈이 버티는 막강 중간계투진을 가동, 8개팀 중 가장 많은 9홀드를 따내며 1위의 밑거름으로 삼았다.

하늘을 찌를 듯한 삼성의 기세도 메이저리그 출신 특급 마무리 리베라가 가세한 것이 가장 큰 원인. 리베라는 최근 불안한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지만 9경기에 나가 2구원승 6세이브를 따내 1경기만 빼놓고는 팀 승리를 모두 지켜내는 괴력을 뽐냈다.

반면 한화는 4위에 올라 있지만 8개팀 중 가장 불펜이 약하다. 코치 겸 선수인 이상군과 김정수, 누네스가 불펜을 맡고 있지만 팀의 10승 중 2세이브가 고작. 선발투수와 ‘다이너마이트 타선’으로 승리를 챙겨가고 있다.

이밖에 지난해 우승팀 현대는 조웅천 조규제의 빈자리가 너무 커진 경우. 위재영의 위력이 예전같지 않다. LG는 고졸 마무리로 낙점됐던 이동현이 2군에 내려가 있는 상태고 해태도 오봉옥에게 믿고 맡기기엔 어려움이 있다.

롯데는 강상수가 1구원승 4세이브로 건재하지만 워낙 팀이 전체적으로 무너져 있어 당분간 5할승률 위로 올라오기는 어려워 보인다.

<장환수기자>zangpa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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