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구연의 ML통신]본전 생각나는 다저스

  • 입력 2001년 4월 23일 18시 41분


올시즌 메이저리그의 가장 큰 화제는 ‘스타는 잃었지만 성적을 얻었다’는 시애틀 매리너스와 30개 구단중 팀 연봉이 가장 적은 미네소타 트윈스가 각각 소속지구 선두를 달리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는 것이다.

시애틀은 랜디 존슨(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켄 그리피 주니어(신시내티 레즈), 알렉스 로드리게스(텍사스 레인저스) 등 90년대 슈퍼스타를 차례로 내보내고도 지난해에 이어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어 팻 길릭 단장의 능력과 수완이 다시 한번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동양인 최초의 메이저리그 타자 이치로의 눈부신 활약도 팬들에겐 볼거리.

미네소타는 팀 연봉이 불과 2480만달러로 지난 겨울 자유계약선수(FA)가 돼 10년간 한해 평균 2520만달러에 텍사스에 입단한 알렉스 로드리게스의 개인 연봉보다 적은 ‘구멍가게 팀’이지만 초반 파란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비해 무려 1억900만달러의 투자를 하고도 승률 5할에서 맴돌고 있는 LA다저스는 너무나 대조적이다. LA는 23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경기에서 9회말 3점홈런으로 동점을 만들었으나 10회말 무사 만루의 기회를 살리지 못하고 11회초에 결승점을 내줘 6―7로 패했다. 홈런포가 팀컬러가 돼 버린 LA는 1,2점차 승부의 결정적인 요소인 팀배팅, 번트, 도루, 마무리 투수, 작전 등에서 문제점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이 때문에 25일 피츠버그 파이리츠전에 등판하는 박찬호의 3승은 상대투수가 비교적 약한 편이지만 역시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엄청난 투자와는 달리 거꾸로 가고 있는 LA는 팀구성 자체에 변화가 없는 한 월드시리즈 진출이나 박찬호의 20승 도전도 애를 먹을 것으로 보인다.

(야구해설가)

koufax@ne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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