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DNA 백신 스프레이 개발 ...기름방울에 DNA 붙여 분사해

  • 입력 2001년 4월 23일 18시 12분


미국의 대학생이 DNA 백신과 같은 치료물질을 스프레이 형태로 전달할 수 있는 생분해물질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존스홉킨스 대학 화학공학과의 학부생인 에릭 크라우랜드는 기존의 스프레이형 약물입자보다 3∼10배가 크지만 무게는 최대 90%까지 가벼워 DNA와 같은 고분자를 전달할 수 있는 구형의 입자를 개발했다. 이 물질이 실용화되면 이제까지 몇몇 질환에만 사용되던 약물 스프레이가 보다 다양한 질병 치료에 사용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크라우랜드는 지난해 여름부터 약물을 미세한 물방울로 만드는 연구에 착수했다. 그는 우선 DNA 수용액을 고분자 중합체 용액에 녹여 작은 기름방울을 형성했다. 다음으로 냉동건조장비로 액체성분을 제거해 구형 중합체 분말을 만들었다. 여기에 구형물질의 표면을 양전하를 띠게 하는 계면활성제를 첨가했다. 그 결과 이 분말을 DNA 수용액에 녹이면 음전하를 띠는 DNA분자가 구형 입자 표면에 달라붙게 됐다.

크라우랜드는 스프레이의 분사 속도, 약물의 농도, 물과 기름의 비율을 바꿔가면서 기름방울의 크기와 밀도, 표면 전하를 다양하게 변화시켜 약물을 가장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조건을 찾아냈다.

스프레이로 뿌려진 약물은 허파로 전달된다. 허파는 혈액의 산소와 이산화탄소가 교환되는 기관이기 때문에 허파로 흡입된 약물은 혈관을 통해 신체의 구석구석까지 퍼질 수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DNA와 같은 고분자 물질을 스프레이로 만들만큼 가볍고 미세한 방울로 만들 수가 없어 스프레이형 약물를 사용한 약물치료는 천식환자와 알레르기 환자에게만 국한됐다.

지도교수인 저스틴 헤인즈 교수는 학술지에서 스프레이형 약물전달 체계에 대한 논문을 보고 이와 같은 연구를 하도록 격려했다고 한다. 연구비는 대학의 학부생 연구지원기금에서 댄 것으로 알려졌다.

이영완 <동아사이언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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