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커룸 엿보기]“영만아, 제발 가지 마”

  • 입력 2001년 4월 20일 19시 07분


“영만아, 제발 고무신 거꾸로 신지 마!”

“최고 대우를 약속할 테니 어서 와!”

올 시즌 처음 시행되는 프로농구 ‘자유계약선수제(FA)’의 최대어로 꼽히는 김영만(29·기아 엔터프라이즈)의 환심을 사기 위한 구단간 쟁탈전이 치열하다.

프로원년인 97년부터 뛰어 올해 FA 자격을 취득한 선수는 모두 29명. 하지만 대부분은 30대가 넘어 영입에 따른 별다른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반면 김영만은 지금이 절정기인데다 특정 구단에 우수선수가 몰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한국농구연맹(KBL)이 정한 ‘포지션별 베스트 5’에서도 제외돼 본인은 물론 구단들의 선택폭도 넓어졌다.

원년이후 처음으로 올시즌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던 기아 박수교 감독은 이런 사정 때문에 최근 정규리그 뒤 휴식 중이던 김영만을 따로 불러 밤새 술잔을 기울이며 “함께 남아 팀을 우승시키자”고 설득하는 등 김영만을 붙잡아 두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하지만 많은 구단들이 국내 최고의 스윙맨으로 꼽히는 김영만을 영입할 수만 있다면 올시즌 기아가 지급한 2억1000만원 이상도 아깝지 않다며 적극적인 추파를 던지고 있어 기아는 계약서에 도장을 찍는 순간까지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상태.

<김상호기자>hyangs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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