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리뷰]<팬시댄스>산사를 뒤흔든 사고뭉치 승려들

  • 입력 2001년 4월 19일 18시 52분


‘쉘 위 댄스’와 ‘으랏차차 스모부’의 수오 마사유키 감독의 ‘팬시 댄스’는 염불보다 잿밥에만 관심있는 승려들이 고요한 산사에서 펼쳐내는 코미디다.

록그룹 가수로 자유분방하게 살아온 요헤이(모토키 마사히로)는 10대째 사찰을 이어받아온 대처승 가문의 장남. 그는 가업을 잇기 위해 딱 1년만 버티겠다며 어여쁜 애인의 만류도 뿌리친 채 머리깍고 산에 들어간다. 과연 그는 득도할 수 있을까.

주요 출연진이 ‘으랏차차∼’와 일치하기 때문에 마치 으랏차차 스모부 선수들을 절간에 풀어놓은 듯한 웃음을 안겨준다. 앙상한 덩치로 스모를 배운다고 끙끙대던 그들이 이번엔 참선을 한답시고 졸음을 쫓는 모습은 같은 내용을 두고 버전을 바꿔가며 웃기는 ‘개그콘서트’의 유머를 떠올리게 한다.

만화를 원작으로 했다지만 식사예법과 식기세척법, 심지어 화장실 이용예법까지 사찰생활을 꼼꼼히 묘사하고 있고 영화 막판 주인공의 기상천외의 선문답은 눈길을 끌만 하다.

하지만 수오 감독은 철지난 분야(볼룸댄스, 스모, 불교수행)에 울며 겨자먹기로 뛰어든 주인공이 점차 그 참맛을 깨닫고 인생의 변화를 겪는다는 스토리를 반복하고 있어 다소 식상한 느낌이다. 제목은 ‘멋대로 추는 춤’이란 뜻의 일본식 영어다. 21일 개봉. 전체 연령 관람가.

<권재현기자>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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