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현대건설 자구이행 11% 그쳐

  • 입력 2001년 4월 19일 18시 30분


현대건설의 자구 실적이 크게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채권단의 지원은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지만 자구노력은 이에 걸맞지 않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현대건설은 올 연말까지 자체 노력으로 7485억원을 마련하기로 채권단과 합의했으나 3월말 현재 자구액은 811억원(10.8%)에 그쳤다. 서산농장과 계동사옥 등 부동산매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데다 주식시장의 폭락으로 현대상선 등 보유 유가증권을 팔기 어렵다는 것.

게다가 대주주인 현대아산 정몽헌 이사회의장이 지난해 10월부터 채권단에 약속해온 출자도 아직까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 관계자는 정회장은 당초 3월말까지 377억원을 출자하기로 했다가 다시 시한을 6월말로 연장했다 며 3월말 현대건설의 출자전환 결정이 이뤄진 만큼 이같은 약속이 지켜질 지는 미지수 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감자로 대규모 손실을 입는 상황에서 출자를 계속 요구하는 게 현실적으로 무리 라면서도 감자 후에도 출자를 요구할 것인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고 말했다.

한편 하이닉스반도체(구 현대전자)는 3월말 프랑스 비벤디워터사에 하수처리장을 2077억원에 매각하는 등 총 약 2570억원의 자구 실적을 보였다. 올 연말까지의 목표 자구계획은 1조600여억원. 유가증권매각 등 자구이행은 주가하락으로 인한 처분 손실을 우려해 진척 속도가 느린 상황이다.

<이나연기자>laros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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