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북소리는 삶의 울림"…날뫼북춤 김수배씨

  • 입력 2001년 4월 18일 21시 34분


“다시 태어나도 북채를 잡을 것입니다. 북소리는 삶의 의미를 ‘울림’으로 들려 준다고 볼 수 있습니다.”

대구 서구 지역에 계승되고 있는 전통놀이인 ‘날뫼북춤(대구시지정 무형문화재 제2호)’기능 보유자 김수배(金壽培·74)씨.

고희를 넘은 그가 흥겹게 춤사위를 지을 때마다 전통의 향기가 피워 오른다.

그는 15살때인 지난 41년 고향인 경북 청도군 각북면에서 이웃에 살던 북의 명인 곽정달선생(87)이 치는 북소리에 반해 북채를 잡기 시작했다.

이후 53년 ‘비산(飛山)농악대’를 결성한 그는 전국 순회 공연을 통해 날뫼북춤을 선보이는 등 꾸준한 활동을 해 왔으며 지난 84년 전국민속예술대회에서 날뫼북춤을 공연, 대구시 지정 무형문화재 2호로 지정받는 결실을 얻었다.

그는 “무형문화재 지정이후 끼니 거르는 일과 주변의 냉대는 사라졌지만 당시만 해도 북을 치려는 사람이 거의 없어 명맥이 끊어질 뻔 했다”고 회고했다.

김씨는 요즘 2∼3일에 한번가량 서구 비산동에 위치한 ‘날뫼북춤 보존회’를 찾아 북을 배우려고 찾아온 젊은이등과 어울려 흥겨운 시간을 보낸다.

평생 북만 치며 살아온 그는 2002년 월드컵대구경기 등 지역에서 열리는 각종 국제 행사때 국내외 방문객들에게 ‘대구의 북소리’를 들려주고 싶은 게 마직막 소망.이 때문에 그는 요즘도 하루 3∼4시간가량 북채를 잡는다.

한편 날뫼북춤은 옛날 고을 수령이 새로 부임할 때 백성들이 환영하는 뜻에서 서구 비산동 언덕(날뫼)에서 북을 치며 추던 춤으로 타지에서 오는 손님들을 반긴다는 의미를 지니는 것으로 전해오고 있다.

<대구〓정용균기자>cavat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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