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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4월 18일 18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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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은행이 올 들어 경쟁적으로 내렸던 예금금리를 소폭 올리자 이것이 본격적인 금리인상의 ‘신호탄’인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씨티은행은 4월 초 1년만기 정기예금 금리를 연 6.0%에서 6.3%로 올렸다. 한빛은행도 지난주부터 신상품 ‘모아정기예금’을 내놓으며 1년만기 상품의 금리를 연 5.8%에서 6.0%로 슬그머니 올렸다. 여기에 하나은행마저 16일부터 영업점장 전결금리로 최고 6.3%짜리 정기예금(1년만기)을 내놓자 이같은 전망이 나오는 것이다.
예금금리를 올리는 이유는 국고채 등 시장금리가 전월에 비해 올랐기 때문.
씨티은행의 김찬석 지배인은 “국고채 금리가 지난달 5%대에서 6%대로 올라섰다”고 말했다. 하나은행측도 “금리가 현재 수준보다 더 떨어질 것으로 보이지 않는 데다 금리인상 조짐이 보였다”며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발빠르게 대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은행의 수신기획팀 정하경 차장도 “시장금리가 정기예금보다 높아져 이전처럼 역마진의 우려는 없다”며 “일부 은행은 고시금리를 올리지 않고 거액 예금에 한해 연 6.1%수준에서 연 6.4%선으로 올린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민 주택 외환 등 대부분의 은행은 “지금은 금리인상의 시점이 아니다”고 말하고 있다. 서울은행 마케팅팀 김영식 부팀장은 “환율불안으로 금리가 조금 오르긴 했지만 더 오를 가능성이 없다”며 “현재의 금리인상 수준은 예금금리에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다”고 말했다. 다만 일부 은행과의 경쟁을 의식해 금리를 올려도 부담이 적은 3년만기 적금의 금리를 현재 연 7.5%에서 0.5%포인트 올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설명이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도 “현재까지 수신금리를 올릴 계획이 없다”며 “씨티은행의 경우 연 6.3%의 정기예금을 주는 홍콩상하이은행(HSBC)에 대응하기 위해 금리를 올린 것”이라고 말했다. 또 금리를 올린 은행은 올 들어 금리를 대폭 내리면서 예금이 빠진 데 따른 후속조치라는 것.
그러나 국고채 등 시장금리가 현재 수준보다 더 떨어지지 않고 국민 주택 등 선도 은행이 금리를 올릴 경우 다른 은행들의 수신금리 인상이 줄을 이을 것으로 보인다.
한미은행측은 “다른 은행이 수신금리를 올릴 경우 안올릴 수 없어 국민 주택 등 시장선도은행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나연·이헌진기자>laros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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