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건강]"폐경뒤 호르몬제 복용, 삼장병 예방 가능"

  • 입력 2001년 4월 17일 18시 27분


가천의대 길병원 심장센터 고광곤교수는 여성호르몬 에스트로겐과 합성 프로제스타젠을 함께 먹으면 자궁암 발병률을 높이지 않으면서 심장병을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다는 임상시험 결과를 미국 순환기학회가 발간하는 이 분야 최고 권위지 ‘서큘레이션’ 4월17일자에 발표했다. 외국의 학회지에 국내의 기초과학 연구가 아니라 임상시험 결과가 실리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여성이 폐경기 때 에스트로겐을 복용하면 심장혈관 내피세포의 기능을 왕성하게 해서 심장병을 예방할 수 있지만 자궁암 위험이 높아져 프로제스탄을 함께 먹어야 했다. 그러나 식물에서 추출한 성분으로 만든 천연 프로제스탄과는 달리 합성 프로제스탄은 에스트로겐의 효과를 떨어뜨린다는 것이 지금껏 동물실험 결과. 합성 프로제스탄은 값이 자연산에 비해 30∼50% 정도 싼데다 국산도 생산되고 있다.

고교수는 20명의 건강한 폐경기 여성들을 대상으로 에스트로젠과 합성 프로제스탄, 자연산 프로제스탄을 함께 먹는 치료를 각각 8주씩 받게 했다. 그리고 심장동맥의 상태를 알아보는 척도로 팔동맥이 이완, 수축되는 정도와 혈관 내 염증 반응이 어떻게 일어나는지 비교 측정했다. 그랬더니 합성이나 자연산이나 별 차이가 없었다는 것.

고교수는 “심장동맥 질환이 어느 정도 진행된 뒤 에스트로겐을 먹으면 되레 증세가 악화된다”면서 “폐경 직후에 호르몬제제를 병행 투여하면 중풍이나 심장병을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성주기자>stein3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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