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월드컵]히딩크 "일단 수비부터"

  • 입력 2001년 4월 13일 18시 31분


서덕규(왼쪽)와 최은성
서덕규(왼쪽)와 최은성
‘결국 수비가 문제.’

프로축구 울산 현대의 새내기 수비수 서덕규(23)는 12일 발표된 한국축구대표팀 명단에 자신의 이름이 들어 있자 “실력도 없는 제가 왜?”하며 당황한 표정이 역력했다. 다른 뛰어난 선수도 많은데 자신이 태극마크를 달 것이라곤 전혀 생각지도 못했기 때문.

하지만 최근 거스 히딩크 대표팀 감독의 발언을 종합해보면 서덕규의 발탁이 ‘깜짝쇼’는 아니다. 히딩크 감독은 11일 안양 LG와 포항의 경기를 지켜본 뒤 “한국은 한순간 무너지는 수비가 가장 고쳐야 할 점”이라고 말했고, 12일 이집트 4개국 친선대회 출전 명단을 발표하는 자리에서는 “선수는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초 울산 전지훈련 때부터 서덕규를 지켜본 히딩크 감독은 90분을 풀타임으로 뛰고도 전혀 지치지 않는 그의 체력에 감탄했다. 게다가 1m80, 72㎏의 탄탄한 체격에 넓은 시야와 헤딩력 등 기본기까지 갖춰 안정된 수비를 펼친다.

골키퍼 새얼굴 최은성(30·대전 시티즌)의 등장도 수비안정의 일환. 히딩크 감독은 김병지(포항)가 부상중이기도 하지만 ‘튀는’ 플레이보다는 안정된 플레이를 요하는 골키퍼를 찾아왔다. 최은성은 1m84로 골키퍼로서는 다소 작지만 순발력과 판단력이 뛰어나 아디다스컵에서 낮은 실점률을 자랑하며 팀의 초반 상승세를 거들고 있다.

이밖에 ‘제2기 히딩크 사단’을 자세히 살펴보면 이미 검증받은 강철과 최성용(이상 오스트리아 라스크 린츠) 등 수비수 보강에 심혈을 기울인 모습이 역력하다.

결국 히딩크 감독은 수비 안정을 바탕으로 공격이 활기를 띠어야 한다는 판단 하에 ‘제2기 대표팀’을 출범시킨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양종구기자>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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