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스위스 추크지방법원이 국제축구연맹(FIFA)의 마케팅대행사인 ISL의 파산연기신청을 기각하고 파산 절차에 들어갔다. 2002월드컵의 공식 마케팅대행사로 그동안 개최국인 한국과 일본조직위원회와 협의를 해 왔던 ISL의 파산은 양국 조직위 관계자에게는 신경 쓰이는 일.
그러나 실질적으로 ISL이 파산하더라도 한국과 일본의 월드컵 개최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전망이다. 양국 월드컵조직위가 마케팅 관련 협약을 FIFA와 직접했기 때문에 ISL이 파산하더라도 계약상 어떠한 불이익도 받지 않게 돼 있는 것.
따라서 FIFA가 직접 또는 다른 대행사를 끌어들여 2002년 월드컵 마케팅을 차질없이 수행하면 큰 문제가 없을 것이며 지난해부터 FIFA는 ISL이 재정적인 어려움에 처하자 대책을 강구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FIFA는 ISL이 항소심에서 승소하는 것과 파산하는 두 가지 가능성을 놓고 집행위원회를 소집하는 등 대응책 마련에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ISL이 그동안 해오던 업무를 이양받고 추진하는 과정에서 혼선과 지연이 일어날 가능성은 있으나 현재 11개업체만 확정된 월드컵 공식후원업체 선정에서 FIFA가 3개 업체를 더 뽑아야하는 문제를 제외하면 큰 어려움은 없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진단.
오히려 ISL의 파산이 한국에는 득이 될 수도 있다는 견해도 있다. 그동안 재정적 압박을 받아온 ISL이 돈벌이에만 급급해 TV 중계료의 대폭적인 인상을 부추기고 조직위의 수익사업에 사사건건 관여해 왔기 때문.
김용집 한국월드컵조직위 사업국장은 “ISL이 파산해도 월드컵마케팅엔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안다. FIFA가 직접 나설 것이고 FIFA가 ISL보다 덜 까다롭기 때문에 우리가 얻는게 더 많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양종구기자>yjongk@donga.com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