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권 '신용평점시스템' 도입 확산

  • 입력 2001년 4월 12일 18시 42분


신한은행과 거래하고 있는 김모씨(38)는 최근 이 은행 인터넷 홈페이지에 들어가 사이버신용대출을 신청했다. 인터넷 화면에서 지시하는대로 주소와 직업, 연봉과 재산상태등을 입력하고 나자 곧 “1500만원까지 연11.25%로 빌릴 수 있다”는 결과를 알려줬다. 그는 “은행 창구에 가서 대출상담을 하고 하루 이틀 뒤 필요한 서류를 떼다 줘야 겨우 대출가능금액과 금리등을 알 수 있었던 것에 비해 매우 편리하게 됐다”며 세상이 많이 변했음을 피부로 느꼈다고 밝힌다.

김씨가 편리하게 대출가능금액과 적용금리를 알 수 있었던 것은 바로 개인에 대한 신용평점시스템(CSS) 때문. 한국신용정보가 개발해 제공하고 있는 이 시스템은 개인의 신용상태에 관련된 과거의 데이터를 입력해 분석해 대출가능여부와 대출금액 및 금리를 자동적으로 평가하는 것이다.

과거에는 창구직원이 경험에 의존해 주먹구구식으로 대출을 결정하던 것과 달리 통계적 기법을 활용해 분석함으로써 부실채권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 대출을 받으려는 고객으로서도 자신의 정확한 신용상태를 알 수 있어 편리하다. 대출을 거절당했을 때 왜 대출받을 수 없는지에 대해 객관적 자료를 제시하면서 설명하기 때문에 불만도 줄어들 수도 있다.

현재 은행들은 CSS를 모두 도입하고 있다. 개인에 대한 신용대출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보험 종합금융 신용금고등에서도 점차 도입을 늘리고 있다.

한국신용정보 구자성 CSS사업실장은 “신규대출을 할 때 신용상황에 맞는 대출을 해줌으로써 부실가능성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이미 대출받은 사람들에 대해서도 주기적으로 다른 은행에서의 대출이나 신용카드 사용금액등을 체크함으로써 부실화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것이 CSS의 특징”이라고 설명한다.

CSS는 크게 3가지 단계로 구성된다. 첫째 신용정보의 수집단계. 직업 나이 연봉 재산규모 근무연수등 개인의 신상정보와 대출금 신용카드개수 연체사실등과 같은 신용정보 및 해당은행에서의 예금과 대출금 및 자동이체등 거래실적등 15∼20개 항목에 해당되는 것을 입력한다.

둘째 정보분석 및 신용등급 평가단계. 첫단계에서 모은 정보를 총1000점을 만점으로 한뒤 항목별로 평가해 합산한다. 900점이상은 1등급, 800∼900점은 2등급등으로 개인별 등급을 부여한다.

셋째 활용단계. 신규대출을 할 때 1∼5등급은 자동으로 허용하되 금액은 등급별로 차등하고 6∼7등급은 별도로 대출심사를 정밀하게 한 뒤 대출여부를 판단한다. 8등급 이하는 대출이 안된다. 기존에 대출받은 사람들에 대해선 주기적으로 신용도를 체크해 신용등급을 재평가해 등급이 떨어지면 대출한도를 줄이는 등의 대책을 강구한다.

CSS를 통해 개인신용을 정확하게 분석하고 신용에 따라 대출을 차등화하는 신용금융이 자리잡아 가고 있는 것이다.

<홍찬선기자>hc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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