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투신권 "소형펀드 어쩌지"

  • 입력 2001년 4월 12일 18시 39분


“어찌 하오리까”

투신권이 잔고가 50억원도 안되는 소형펀드를 정리하느라 골머리를 앓고 있다.

소형펀드는 액수가 너무 작아 펀드매니저가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기도 어렵고 큰 펀드에 비해 신경도 덜 쓰이기 때문에 무작정 방치돼있는 상태다.

7일 현재 투신권 전체의 펀드수는 7542개(설정액 149조8214억원)로 이중 설정규모가 10억원 미만인 펀드는 3131개나 된다. 그러나 펀드규모는 7894억원으로 총설정액의 0.5%에 불과하다.

증권업계에서는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기 위해서는 채권형은 적어도 500억원 주식형은 50억원은 넘어야 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투신권의 50억원 미만 펀드수는 4713개. 결국 한 펀드에서 자체적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지 못하는 펀드가 전체의 62.7%나 되는 셈.

회사별로는 대한투신이 888개(9548억원)로 가장 많고 이어 한국투신 527개(5269억원) 현대투신 461개(3641억원) 삼성투신 383개(3081억원) 등의 순이다.

소형펀드가 왜 이렇게 많을까. 고객들이 원금손실난 상태에서는 도저히 돈을 찾을 수 없다며 시장이 좋아져 원금이 회복될때까지 기다리기 때문이다.

대한투신증권 마케팅팀 장필균 과장은 “펀드기준가 하락폭이 너무 커 펀드상환 및 해지에 동의하지 않는 고객이 많다”며 “약관상으로는 고객동의절차 없이 일괄해지할 수 있지만 반발이 너무 심하다”고 말했다.

투신권 관계자들은 이구동성으로 “펀드관리와 효율성측면에서 펀드의 대형화가 필수적”이라고 말한다. 한 펀드매니저는 “한명이 수십개의 펀드를 관리하는 상황에서 어떻게 제때 사고 팔 수 있겠느냐”며 “아무래도 소형펀드는 신경이 덜 간다”고 전했다.

특히 펀드에서 한종목에 신탁재산의 10% 이상을 투자할 수 없도록 돼 있어 운용이 더더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따라 현대투신을 비롯한 투신권은 일부 고객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약관상 펀드해지때 고객동의를 받지 않아도 된다는 점을 이용, 일괄해지에 나서고 있다.

펀드가입자 입장에서도 기존의 평가손실분을 확정짓고 대형펀드로 옮기는 것이 보다 유리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펀드 규모별 설정현황▼

펀드 규모펀드수설정액(억원)
10억원 미만 3,131 7,894
10억∼30억원 1,074 19,323
30억∼50억원 526 20,530
50억∼100억원 715 50,340

100억∼200억원

689

93,118

200억∼500억원 685 212,517
500억∼1000억원 413 269,032
1000억원 이상 309 825,461

<김두영기자>nirvana1@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