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외부 유전자 주입 돼지 복제 첫 성공

  • 입력 2001년 4월 12일 18시 34분


돼지의 체세포 유전자에 인간 등 다른 동물의 유전자 일부를 끼워넣은 후 대리모 돼지를 통해 돼지를 복제해내는 실험이 처음으로 성공했다. '복제양 돌리'를 탄생시켰던 영국 생물공학회사 PPL 세러퓨틱스는 11일 미국내 지사에서 이같은 '외부 유전자 주입 돼지 복제' 실험에 성공, 5마리의 새끼 복제 돼지가 건강하게 태어났다고 발표했다.

이 회사는 "이번 실험은 지난해 3월의 단순 돼지 복제 실험을 한단계 뛰어넘은 것"이라며 "이를 통해 인체에 이식해도 거부반응을 일으키지 않는 장기를 돼지의 몸 속에서 만들어내는 길을 열게 됐다"고 설명했다.

단순 복제한 돼지의 장기를 인체에 이식했을 경우 인체내에서 '갈 트란스페라제(GT) 유전자'가 발동, 거부반응을 일으키기 쉽다. 그러나 이번 복제 실험은 인체의 귀 등에 해당하는 유전자를 돼지 체세포에 미리 끼워넣어 실제 인체의 귀에 해당하는 장기를 얻어냄으로써 GT 유전자를 무력화시키는 길을 연 것.

돼지의 간 심장 신장 등 장기는 인간 장기와 크기가 비슷하고 인체 이식후 거부반응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이유 때문에 환자들의 만성적인 장기 부족 현상을 해소할 수 있는 최선의 방안으로 복제 연구 대상이 돼왔다.

과학자들은 돼지 장기 이식 임상 실험이 앞으로 5년내에 시작될 것으로 보고 있지만 동물 몸속의 바이러스가 인체에 옮겨질 위험을 제거하는 방안까지 연구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권기태기자>kk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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