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프로야구]한·일 열풍 ML 후끈

  • 입력 2001년 4월 11일 18시 45분


10일 뉴욕 메츠와 애틀랜타 브레이스의 경기가 열린 뉴욕 셰이스타디움.

일본에서 건너온 신조 스요시가 6회 자신의 첫 메이저리그 홈런을 치자 이제껏 팬들이 보지 못한 특이한 ‘홈런 세레머니’가 펼쳐졌다. 메츠 선수들이 일제히 더그아웃 앞에 나가 도열해 늘어선 것.

메이저리그에선 홈런 친 동료를 더그아웃 안에서 맞는 게 일반적인 관례. 하지만 메츠 선수들은 더그아웃 앞으로 다 나가는 ‘동양식’으로 신조를 환영했다. 더구나 일부 선수들은 하이파이브 대신 동양식으로 허리를 숙여 인사하기까지 했다. 5만여명의 홈 관중들도 세 번씩이나 ‘커튼콜’을 요청해 그의 첫 홈런을 축하했다.

▼메이저리그 진출 한일선수 비교▼

한국선 수성 적
박찬호(28·LA다저스)2경기 2승 평균자책 3.00
김병현(22·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2경기 승패없음 평균자책 0.00(3이닝 9삼진)
일본노모 히데오(33·보스턴 레드삭스)2경기 2승 평균자책 0.60(15이닝 1실점)
사사키 가즈히로(33·시애틀 매리너스)4경기 4세이브 평균자책 4.15
하세가와 시게토시(33·애너하임 엔젤스)3경기 승패없음 평균자책 2.45
신조 스요시(29·뉴욕 메츠)7경기 타율 0.368(19타수 7안타) 1홈런 2타점
스즈키 이치로(28·시애틀 매리너스)7경기 타율 0.364(33타수 12안타) 1홈런 3타점
오카 도모카즈(26·보스턴 레드삭스)1경기 승패없음 평균자책 6.75
스즈키 맥(26·캔자스시티 로열스)1경기 1승 평균자책 1.80

11일 보스턴 레드삭스와 볼티모어 오리올스전이 열린 보스턴 팬웨이 파크. 이날의 선발투수 노모 히데오가 그라운드에 모습을 보이자 보스턴 팬들은 열광적으로 ‘노모 히트(Nomo hit)’를 외쳤다. 5일 볼티모어전에서 노히트 노런의 대기록을 세운 노모 에게 다시 한번 안타 없이(No more hit) 던지라는 격려의 함성.

‘코리안 특급’ 박찬호가 등판한 3일 개막전 다저스타디움에 모인 관중은 5만3154명으로 만원사례, 8일 샌프란시스코전 역시 3만8417명이 입장했다. 다저스의 홈 7연전 가운데 관중 동원 1, 2위는 박찬호의 차지. 승리를 몰고 다니는 그는 올해 다저스의 ‘달러박스’로 등장했다.

2001시즌 메이저리그에 ‘한국 일본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올해 메이저리그에서 진출한 한국 선수는 2명, 일본 선수는 7명. 이들은 한결같이 눈부신 활약을 펼쳐 한국 일본은 기존 도미니카와 쿠바, 푸에르토리코, 베네수엘라 등 남미 출신들이 판치던 미국 프로야구에 새로운 선수의 ‘젖줄’로 떠올랐다.

‘한국 일본 바람’의 중심은 메이저리그 진출의 ‘원조격’인 박찬호와 노모. 둘은 나란히 2연승을 올려 팀의 기둥투수로 자리잡고 있다. 특히 사양길로 접어들었다는 평가를 받았던 노모는 첫 등판에서 노히트 노런을 세우는 등 ‘제2의 전성기’를 예고하고 있다.

구원투수들의 활약도 인상적. 김병현은 2경기에서 3이닝 동안 아웃카운트 9개를 모두 삼진으로 잡는 괴력을 발휘했고 사사키는 4경기 4세이브로 구원성공률 100%를 기록했다.

일본 프로야구 최고의 교타자 스즈키와 한신타이거스의 간판타자였던 신조는 나란히 3할6푼대의 맹타로 주전자리를 꿰차고 있다.

특히 둘은 비교적 작은 체구(스즈키는 1m79, 신조는 1m82)임에도 정교한 배팅으로 성공시대를 열고 있어 “동양인 타자는 메이저리그에서 성공하기 어렵다”는 기존의 고

정관념을 깨뜨리고 있다.

<김상수기자>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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