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추적]日음란물 한국안방 무차별 공략

  • 입력 2001년 4월 6일 18시 49분


일본의 변태성 성인 음란물이 여과 없이 한국의 안방으로 건너오고 있다. 인터넷을 통해 음란사진과 동영상은 물론 가학행위나 훔쳐보기 등 비뚤어진 음란물이 마구 쏟아져 들어오고 있는 것. 이를 막을 인터넷에는 국경이 없고 법적 제재를 받지도 않는다는 점을 악용한 상술이다.

최근 일본의 성인방송들은 한글 자막서비스를 본격 시작하면서 한국시장 공략에 나섰다. 일부 사이트는 한국 네티즌들에게 무작위로 E메일을 보내는 등 적극적인 ‘호객’행위를 벌여 물의를 빚고 있다.

일본 최대의 K성인사이트는 최근 전면적인 한국어 서비스를 시작했다. K사는 남녀간의 성행위장면까지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이른바 포르노(X3)급의 성인사이트. 유료이긴 하지만 무료 사진과 동영상을 제공하며 청소년들을 유혹하고 있다. 음란정도가 국내의 성인용 인터넷 방송과는 비교가 안될 만큼 심하다.

인터넷 성인방송의 경우도 일본의 P사가 지난해 하반기 한국어 서비스를 시작한 데 이어 지난달 S사가 추가로 한국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일본의 성인방송은 남녀의 성행위(중요한 부분은 모자이크 처리) 외에도 성폭행장면이나 호텔 정사장면, 목욕탕 훔쳐보기 등 변태적인 내용을 방영해 청소년들의 성의식을 자칫 왜곡할 수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일본은 한국에 비해 잔혹하고 음란한 성인 콘텐츠가 유통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인터넷 방송을 포함, 일본의 성인 인터넷사이트들은 한글 자막 서비스를 내걸고 한국시장을 더욱 적극적으로 공략할 공산이 크다”고 예측했다.

외국의 성인 음란사이트가 한국을 ‘공략대상’으로 삼는 데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는 지적. 2월 세계적인 인터넷 조사기관 넷밸류(Netvalue)는 한국 네티즌들의 음란사이트 방문율이 아시아에서 가장 높다고 발표했다. 넷밸류 조사에 따르면 1월 한달간 인터넷에 접속한 한국 네티즌의 56%가 성인사이트를 방문했다. 2위인 홍콩은 40%. 한국 네티즌의 ‘음란물 욕구’가 아시아에서는 가장 크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 한국내 성인용 인터넷방송에 대한 제재조치 등으로 성인물 제작이 위축되면서 오히려 외국의 음란물 쪽으로 시장의 욕구를 돌렸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일본 S인터넷 방송은 한국 네티즌들에게 스팸메일까지 보내며 노골적인 시장공략을 벌이고 있다. 일부 내용은 아예 한국용으로 따로 제작하는 등 치밀한 상술을 보이고 있다. 한 일본 사이트에는 ‘3만여 한국 유저(이용자)들에게 드리는 글’이 떠있어 이 사이트에 이미 상당수 한국인이 접속하고 있음을 나타냈다.

일본 음란물의 무차별 유입에도 이를 규제할 관련법은 마땅히 없다. 정보통신부 정보이용보호과 홍성환 사무관은 “인터넷 서버가 (일본 등) 해외에 있는 경우 국내법을 적용해 사이트폐쇄 조치를 취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는 “7월부터 ‘인터넷 내용 등급제’가 실시되면 간접적인 규제방법이 생길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내용등급제가 시행되더라도 원천적으로 음란물을 막기는 불가능해 일본 음란물 유통은 확산일로를 걸을 것으로 보인다.

<문권모기자>africa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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