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스포츠]시드니 영웅 '개헤엄' 무삼바니 "인생은 일장춘몽"

  • 입력 2001년 4월 4일 11시 19분


"모든 게 하룻밤의 꿈처럼 스쳐 지나갔다. 이제 내겐 과거가 아닌 미래가 중요할 뿐이다."

시드니올림픽이 낳은 슈퍼스타 에릭 무삼바니(22·적도기니)가 대통령도 부럽지 않던 유명세를 잊고 아테네올림픽 메달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무삼바니는 올림픽 남자자유형 100m 예선에서 인상적인 '개헤엄'으로 역영, '가장 영웅답지 않은 영웅'으로 올림픽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던 주인공.

대통령과의 약속을 깰 정도로 국제사회의 거물이 됐던 그는 그러나 요즘 매일 새벽부터 일어나 물살을 가르는 평범한 선수의 자리로 어느덧 돌아왔다.

여전히 금세 무너질 듯한 2층짜리 판잣집에서 4명의 동생을 거느린 장남으로서 부모와 함께 살고 있다.

올림픽을 발판삼아 돈과 명예를 거머쥔 것처럼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단지 바뀐 게 있다면 공짜로 얻은 전신수영복과 물안경 뿐.

아직도 거리에 나가면 많은 여자들이 쫓아다니지만 올림픽 전부터 오랫동안 사귀어온 여자친구와 아침 6시 훈련장에 동행할 정도로 사랑만큼은 일편단심이라고 한다.

컴퓨터 기술자나 수영코치가 꿈인 무삼바니는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고, 또한사람들에게 기록을 앞당겼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는 소박한 포부를 밝히며 수영장으로 `성숙한' 발걸음을 옮겼다.

[말라보(적도기니)=A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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