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환율强震 금융시장 강타

  • 입력 2001년 4월 2일 18시 49분


원―달러 환율이 하루에 20원 이상 폭등하면서 금융시장을 강타하고 있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가 올들어 가장 큰 폭으로 뛰어올랐고 주식시장도 환율 상승의 영향으로 심리적 지지선인 520선이 붕괴됐다.

대부분의 외환전문가들은 엔화 약세가 지속되면서 1개월 내에 엔―달러 130엔, 원―달러환율 1400원대를 점치고 있어 환율상승에 따른 금융시장 혼란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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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개월 내 1400원 간다〓원―달러환율의 키를 쥐고 있는 엔―달러환율의 상승세(엔화 약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씨티뱅크의 오석태 이코노미스트는 “엔―달러환율이 1개월 내에 130엔으로 갈 것이며 원―달러환율도 동반 상승해 1400원까지 갈 것으로 보인다”며 “일본경제의 침체와 달러자산 선호로 엔―달러환율의 상승 분위기는 당분간 바뀌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미국계 은행인 BOA의 외환딜러인 조윤석 과장은 “엔―달러가 6개월 내 140∼145엔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며 “일본에서 구두개입을 단행하고 있지만 런던과 뉴욕시장 등에서 외환거래를 하는 딜러들은 개의치 않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최근의 원―달러환율의 상승은 엔―달러환율 상승폭보다 크다는 데 외환전문가들은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이는 국내기업들이 수출로 벌어들인 달러를 내놓지 않고 있으며 달러선물 등을 계속 사들이는 데다 투기수요까지 본격 가세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국은행 이응백 과장은 “원―달러환율 상승은 엔―달러환율 상승이 촉발했지만 최근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는 것은 국내의 환율 불안심리가 과도하게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외환당국이 물량개입을 자제한 채 구두개입만 단행하고 있는 것에 대해 시장에서는 외환당국이 환율상승을 용인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도이체방크의 신용석 지점장은 “외환당국이 98년 외환보유고를 동원해 개입했다가 큰 낭패를 봤기 때문에 쉽게 외환시장에 개입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시장 일시적 혼란〓환율 상승으로 금융시장은 일시적인 혼란에 빠진 상황. 한국은행 임경 조사역은 “환율 상승에 따른 물가불안으로 금리가 큰 폭으로 상승했다”며 “당분간 금리의 움직임은 환율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6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단기금리(콜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더욱 낮아지면서 금리 상승세를 부추기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환율 상승은 주식시장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아직까지 외국인 주식투자자들이 본격적인 이탈을 보이고 있지 않지만 환율상승이 미칠 국내 경제에 대한 불안감으로 종합주가지수는 이날 심리적 지지선인 520선이 붕괴됐다.

그러나 이같은 환율 상승이 외환위기로까지 연결될 가능성은 여전히 낮은 것으로 보고있다. 체이스맨하탄의 임지원 이코노미스트는 “환율이 상승하더라도 일각에서 우려하는 외환위기로 연결될 가능성은 낮다”며 “문제는 외국인 주식투자자들이 주식자금을 빼 가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도이체방크의 신용석 지점장도 “가장 우려되는 것은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이탈하는 것이며 이럴 경우 환율이 1400원을 훌쩍 넘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박현진기자>witnes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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