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하반기 경기 바닥권 탈출 어렵다" 골드만삭스

  • 입력 2001년 3월 30일 10시 12분


"생산이 출하보다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가계소비와 기업투자가 여전히 위축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모두 하반기 경기바닥권 탈출을 어렵게 하는 지표다."

30일 골드만삭스증권은 전일 발표된 통계청의 '2월 산업생산활동 동향'이 국내경기의 바닥권 근접을 시사하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성급하게 '국내경기의 하반기 바닥권 탈출'을 주장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오히려 연말에 가더라도 경기가 되살아나기 어렵다는 우려감을 나타냈다.

무엇보다 생산이 출하보다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2월 산업생산 증가율은 8.6%이지만 출하는 4.4% 증가에 그치고 있다. 내수나 수출로 소진되는 물량보다 생산물량이 많아 재고가 쌓인다는 얘기다. 2월 재고율은 1월에 비해 0.7%포인트 감소했지만 15.1%를 기록했다.

민간소비가 여전히 침체를 벗어나지 못한 것도 성급한 경기바닥론에 제동을 걸고 있다.

2월 도소매 판매가 전년동기 대비 1.3%증가에 그쳤다. 그렇지만 1월에 비해서는 도매업과 자동차판매의 부진으로 1.3% 감소했다. 당분간 도소매 판매가 부진이 예상돼 어려워 민간소비의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 구조조정에 따른 실업자 증가와 가계부채의 증가 등으로 가계지출을 줄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기업의 설비투자도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년동기대비 5.3%하락했다.

물론 기계수주가 선박용엔진, 전동차, 수송용차량 등의 발주로 2.8% 증가한 것은 긍정적인 신호다. 하지만 건설수주는 민간주택과 도로·교량 등의 발주부진으로 14.6% 감소했다.

여기다 미국의 전자부품과 전자장비의 해외주문량이 하락세를 유지하는 것도 경기바닥을 속단하기 어려운 근거다.

미국의 아시아국가에 대한 전자부품과 전자장비에 대한 2월 주문량이 전년동기대비 4% 감소했다. 1월의 1.6% 감소에 이어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해외 수입량의 감소는 미국 IT업체의 재고가 여전히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1월 IT업체의 재고는 전년동기대비 20% 증가했다. 2월도 비슷한 수준을 나타낼 것이라고 골드만삭스증권은 전망한다.

이같은 분석을 통해 "국내경기가 하반기 반등할 것이란 주장은 성급하다"고 강조한다. 오히려 올 GDP성장률이 당초 추정했던 3.5%를 밑돌 가능성이 더 크다고 우려했다. 이것은 국내증시가 하반기 상승추세로 돌아서기 어렵다는 걸 시사한다고 골드만삭스증권은 밝혔다.

박영암 <동아닷컴 기자> pya84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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