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경제]美 소비자신뢰지수 6개월만에 반등

  • 입력 2001년 3월 28일 18시 33분


미국의 3월 소비자신뢰지수가 6개월 만에 반등세로 돌아섰다. 이 소식에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일제히 큰 폭으로 상승했다.

뉴욕의 민간 경제연구기관인 콘퍼런스보드는 이날 3월의 소비자신뢰지수는 117로 2월의 109.2에 비해 급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소비자신뢰지수는 지난해 9월 이후 계속 하락해 왔으며 전문가들은 최근 경기둔화를 감안할 때 3월의 소비자신뢰지수가 105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었다.

콘퍼런스보드 소비자연구센터의 린 프란코 국장은 “앞으로 6개월 간의 경제 상황과 고용에 관한 전망이 좋아져 소비자신뢰지수가 반등한 것으로 분석된다”며 “최근 증시 불황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은 가까운 장래에 경제가 회복될 것으로 믿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소식이 전해지면서 뉴욕 증시의 다우존스공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260.01포인트(2.68%) 오른 9,947.54로, 나스닥종합지수는 53.75포인트(2.80%)오른 1,972.24로 장을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도 29.49포인트(2.56%) 오른 1,182.18을 기록하는 등 주요 지수가 폭등했다. 경제회복에 대한 낙관론이 확산되면서 다우지수는 이날 사흘 연속 100포인트 이상의 상승세를 이어갔다.

소비자신뢰지수가 회복된 것은 미 연방 준비제도이사회(FRB)가 20일 올 들어 3번째로 단행한 금리 0.5% 인하조치가 경제회복을 촉진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콘퍼런스 보드는 금리인하 다음날인 21일 전국의 5000가구를 대상으로 지수 산출을 위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러나 미 경제가 경제회복으로 들어설 것인지는 아직 분명하지 않다.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폴 오닐 재무부장관은 27일 “미국 경제의 기초는 튼튼하다”고 밝혔지만 주요 경제지표는 낙관적 요소와 비관적 요소가 뒤섞여 있어 미래를 확실히 전망하기는 이르다.

낙관론자들은 지난달 실업률(4.2%)이 아직도 낮은 수준이며 자동차 주택 등의 판매량이 최근 호조를 보이는 등 주가하락과 경기둔화 움직임에도 소비가 위축되지 않고 있음을 강조한다.

그러나 한편에선 기업이 경비를 절감하기 위해 대규모 감원 계획을 잇달아 발표하고 있으며 내구재 주문량과 가계소득이 감소하는 등 경기둔화의 그늘은 여전히 짙다.

이 때문에 일부 경제학자들은 미시간대학이 이번 주말 자체 조사한 소비자신뢰지수를 발표할 때까지는 경제전망을 제대로 하기 어렵다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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