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두다리 없는 美입양소년 개막전 시구

  • 입력 2001년 3월 27일 23시 56분


미국인 가정에 입양된 중증 장애 한인 소년이 내달 5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리는 프로야구 개막전 시구를 한다.

태어나자마자 부모에게서 버림을 받고 아동보호기관에 넘겨졌다가 미국으로 입양된 애덤 킹(한국명 오인호·9)군은 선천적으로 뼈가 굳어지며 다리가 썩어 들어가는 희귀질병에 손가락이 모두 붙은 채 태어난 장애아.

95년 로스앤젤레스 인근 모레노밸리의 미국인 찰스 로버트 킹(48·컴퓨터 엔지니어)과 도나(48) 부부의 세 번째 양자로 입양된 킹군은 미국 도착 후 세 차례나 손가락 분리 수술을 받았다. 결국 손가락 네 개는 찾았지만 다리뼈가 휘고 썩어 허벅지 아래를 모두 잘라내는 아픔을 겪어야 했다.

그러나 철다리와 목발을 이용해 걷는 킹군은 중증 장애아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세상을 밝게 살고 있다. 스포츠를 특히 즐기는 킹군은 매주 토요일 장애인들을 위한 챌린지리그 야구경기에 출전해 한 손에는 목발을 짚은 채 곧잘 안타를 때려내는 ‘묘기’로 친구들의 인기를 독차지하고 있다.

잠실홈구단인 두산의 초청으로 다음달 3일 내한해 1주일 가량 머물 예정인 킹군은 “마운드에서 멋지게 시구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며 한껏 꿈에 부풀어 있다.

<장환수기자>zangpa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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