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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3월 23일 18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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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는 올 시즌 프로농구 정규리그를 3위로 마치는 바람에 플레이오프 첫 계단부터 밟아 올라가야 하는 어려운 상황에 빠졌을 때도 여유를 잃지 않았다. 전년도 챔피언 팀다운 자신감으로 결국은 우승컵이 자신들의 손안에 떨어질 것을 믿어 의심치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상대의 강점조차 무시할 만큼 자신감과 여유로 가득찼던 SK가 4강 플레이오프에서 LG 세이커스에 2승을 먼저 헌납한 뒤 바짝 긴장하고 있다. 팀의 주축을 이루는
기둥선수들의 부상에다 팀을 둘러싼 안팎의 분위기마저 좋지 않기 때문.
23일 현재 부상으로 제 컨디션이 아닌 선수는 서장훈과 석주일 조상현 등. 서장훈은 20일 열린 LG 세이커스와의 4강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팀 동료인 석주일과 부딪치며 오른쪽 무릎 부상을 당해 22일 3차전에 결장했고 4차전 출장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서장훈은 3차전을 위해 부상부위에 침을 맞는가 하면 진통제주사까지 맞아가며 당일 오전 훈련에 참가했으나 통증이 심해 결국 경기를 포기했다.
악착같은 수비가 일품인 석주일도 2차전에서 슛을 던진 뒤 코트에 떨어지며 무릎을 다쳐 3차전에서 뛰지 못했다.
SK 코칭스태프를 더욱 한숨짓게 하는 것은 LG의 ‘폭발적인 3점슛’에 맞불을 놓을 수 있는 외곽공격 능력을 갖춘 조상현의 부상. 조상현은 2차전 4쿼터 도중 속공 레이업슛을 시도하다 LG의 조우현과 부딪쳐 목부상을 당했다. 박건연 코치는 “경기 직후 병원에서 정밀검사 결과 뼈에는 이상이 없다는 판정을 받았지만 목 근육의 심한 충격으로 4차전 출전 여부는 좀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전선수들의 부상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SK를 더 어렵게 하는 것은 외부의 따가운 시선. 최인선 감독과 박건연 코치가 LG와의 1차전에서 심판을 비난하며 나란히 벌금을 부과받은 것을 시작으로 2차전에서는 로데릭 하니발이 심판을 밀치는 바람에 퇴장당한 뒤 1경기 출전 정지의 중징계를 당했다. 이런 상황에서 올해 신인인 박준용마저 22일 3차전에서 심판 판정에 거칠게 항의하다 태크니컬 파울을 받는 등 코칭스태프로부터 시작된 고질적인 항의가 신인 선수에게까지 전염되며 ‘무조건 항의하고 보는 팀’이란 인상을 심어줬다. 최인선 감독도 이런 외부의 따가운 시선을 의식한 듯 “하니발이 반성의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 4차전에도 내보내지 않겠다”고 말했다.
<김상호기자>hyangs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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