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한국적 색채로 만나는 '햄릿'

  • 입력 2001년 3월 22일 18시 36분


이윤택의 ‘햄릿’이 23일부터 4월8일까지 서울 서초동 예술의 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공연된다.

96년 초연이후 5년만의 재공연으로 초연 당시 셰익스피어의 원작에 대한 새로운 해석과 독특한 무대 구성으로 화제를 모았다. 이어 러시아 로스토프 대륙연극제와 독일 베를린의 ‘세계 문화의 집’ 초청 공연, 일본어 대사로 진행된 일본 순회 공연을 통해 국제 무대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이번 공연에서는 초연 때와 비교할 때 대사가 원작에 가깝게 수정된 점이 눈길을 끈다. 이번 무대에 앞서 경남 밀양 등 지방에서 1개월간 주말마다 예비 무대 성격의 공연을 가졌다.

이윤택의 작품은 독창적인 해석과 한국적 색채가 매력이다.

이야기는 거대한 ‘고분(古墳)’으로 설정된 무대 속에서 펼쳐진다. 이 무덤은 시공을 초월한 상징적 공간이다. 출연자들은 이 속에서 사랑과 운명, 복수 등 인간의 내면 세계를 연기한다.

주인공 햄릿이 유령을 만나는 것은 샤머니즘적 접신(接神)으로 해석된다. 무대 가운데에 구멍을 내고 실제 흙을 쌓아 치르는 오필리아의 장례식과 무덤 지기들의 선문답(禪問答)이 이어진다.

베를린 공연에서 햄릿역을 맡았던 이승헌이 다시 햄릿으로 등장한다. 조영진과 남미정이 각각 선왕 클로디어스와 거투르드로 출연한다. 김경익은 극중 비중이 커진 호레이쇼로 출연해 극중 서술자 역할을 맡았고, 김소희가 오필리어로 등장한다. 이밖에 정동숙 장재호 박소연 등 밀양연극촌에서 합숙 훈련으로 기량을 익혀온 ‘연희단 거리패’의 배우들이 출연한다. 화∼목 오후 7시반, 금토 오후 3시 7시반, 일 오후 3시. 1만5000∼2만원. 1588―7890

<김갑식기자>gski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