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거래소-코스닥기업 작년 장사 잘했다

  • 입력 2001년 3월 8일 18시 36분


2000회계연도에 증권거래소 상장기업들과 코스닥시장 등록기업들이 사상 최고수준의 실적을 거둔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굿모닝증권이 12월 결산법인중 상장기업 211개사와 등록기업 147개사의 작년 실적을 종합 분석한 결과 나타났다.

상장기업들은 작년에 99회계연도보다 20% 늘어난 299조396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영업이익은 27조987억원으로 전년보다 41.8%나 증가했고 당기순이익은 14조170억원으로 14.9% 늘어난 성적을 거뒀다.

등록기업의 경우 매출액이 99회계연도에 비해 31.2% 증가한 14조7582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1조1402억원으로 전년보다 32% 늘어났다. 하지만 등록기업들은 당기순이익이 4600억원에 그쳐 전년보다 9.9% 감소했다.

▽매출 크게 늘었다〓상장기업이나 코스닥기업 모두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크게 늘어나는등 두드러진 실적을 올렸다. 삼성전자와 같은 대표적인 기업이 사상 최고의 순익을 거둔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

특히 상장기업들은 영업이익 증가율이 매출액 증가율을 2배이상 웃돌아 장사를 하면 할수록 이익을 늘어나는 구조를 갖춘 것으로 평가됐다. 이에 따라 상장기업의 영업이익률도 99년 7.7%에서 2000년에는 9.1%로 증가했다.

반면 등록기업들은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비슷한 정도로 증가했지만 당기순이익은 줄어드는 ‘비정상적’인 결과를 낳았다. 굿모닝증권 투자분석부 김동준차장은 “등록기업은 작년에 시장에 진입한 경우가 많아 당기순이익 감소에 큰 의미를 둘 것은 없다”고 지적했다.

▽외부환경 악화〓상장기업과 등록기업 모두 장사는 잘했지만 경상이익은 전년도에 비해 소폭 늘어나는데 그쳤다. 특히 상장기업의 경우 경상이익 증가율이 5.4%에 그쳐 ‘속 빈 강정’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이는 작년 하반기(7∼12월) 들어 환율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적지 않은 기업들이 외화환산손을 입었던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또 작년에 증시가 침체에서 헤어나지 못하면서 보유주식의 매각손이나 평가손이 눈덩이처럼 불어난 점도 작용했다.

굿모닝증권 김차장은 “보유주식의 평가손이 컸던 것은 99년에 증시가 활황을 보였기 때문에 그에 따른 반작용의 결과로 볼 수 있다”며 “올해는 반대로 영업이익은 줄어들고 경상이익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종별 명암〓거래소시장에서는 반도체와 자동차 철강 제지업종의 ‘실적 약진세’가 두드러졌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업종별로 일관된 흐름이 보이지 않고 종목별로 차별화된 양상이 나타났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한통프리텔과 홈쇼핑 제지업종은 성장세가 컸다.

매출액은 거래소에서 대상사료가 272.8%로 증가율이 가장 컸고 이스텔시스템즈(127%) 청호컴넷(89.6%) 신성이엔지(87.7%) SK글로벌(82.7%) 등의 순이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올해 등록한 반도체ENG가 334.2%로 가장 높았고 드림라인(321.9%) 진두네트워크(240.8%) 씨앤에스테크(197.2%) 월드텔레콤(184.4%) 등이 뒤를 이었다.

또 경상이익은 거래소의 현대모비스가 947%로 증가율이 가장 높았고 내쇼날푸라스틱(541.5%) 삼성엔지니어링(495%) 등의 순이었고 코스닥시장에서는 대림제지가 7272.1%로 수위에 올랐고 대양제지(1487.8%) 삼우통신(1155.2%) 등이 뒤를 따랐다.

한편 거래소에서 큐엔텍코리아와 부산주공 카스코 파츠닉 대현 한익스프레스 동신제약 금강공업 삼성전기 삼성테크윈이 흑자로 전환했고 코스닥시장에서는 행남자기와 한통프리텔 옵토매직 3개사가 적자를 탈출했다.

<이진기자>leej@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