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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3월 6일 18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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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더 근본적으로 잘못된 것은 북한측과 체결한 입산료 계약이다. 관광객 한 명당 이틀치 200달러씩 월 6만명 기준으로 매달 1200만달러를 북한에 주기로 한 것은 정상적인 판단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수준이다. 지구상에 아무리 뛰어난 경관과 훌륭한 시설을 갖춘 관광지라도 그렇게 비싼 입장료를 내는 곳은 없다. 미국의 그랜드캐니언이나 옐로스톤 국립공원 같은 곳도 입장료는 30달러 안팎이 고작이다.
이 같은 입산료 계약이 어떤 과정을 거쳐 이뤄졌는지는 제대로 알려진 바 없다. 만일 현대측의 자율적 사업성 검토에서 나온 수치라면 이 회사는 사업전망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는 무능한 기업이다. 정부가 북한지원 차원에서 다른 대가를 약속하고 무리하게 그 수준에서 합의를 종용했다면 그야말로 북한 퍼주기에 현대가 당한 꼴이다.
북한이 거듭되는 현대아산측의 입산료인하 요구를 거부하고 있는 것도 잘못이다. 북한이 우리 정부의 현대지원을 기대하고 버티기를 한다면 이는 오산이다. 은행조차 사업성이 불투명해 대출을 기피하는 사업에 정부가 지원을 한다면 국민감정이 용납할 리 없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이익을 내지 못하는 사업은 포기하는 것이 원칙이며 김대중(金大中) 대통령도 “민간차원의 대북사업은 수익성이 우선된다”고 국민과의 대화를 통해 확인한 바 있다.
현 상태가 개선되지 않는 한 금강산관광사업이 정상화되기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이미 실향민 등 주대상층은 대개 다녀온 데다 금단의 땅 시절에 느끼던 금강산의 신비감도 사라진 지 오래다. 통제가 심하고 여행이 단조롭다는 비판적 여론도 높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강산 길이 갖는 남북화해의 상징적 의미를 고려할 때 이 사업이 중단되는 것은 어느 쪽에도 이롭지 않다. 현대와 우리 정부, 그리고 북한간에 합리적인 타결책이 모색되어야 한다. 우선 입산료를 내려야 한다. 그것이 안된다면 사업 자체를 전면 재검토하는 것이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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