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커룸 엿보기]“아픈만큼 큰다”

  • 입력 2001년 3월 5일 18시 39분


프로농구 동양 오리온스 선수들은 올시즌 마지막 경기인 4일 삼성전에서 아깝게 패한 뒤 지독한 불운에 고개를 떨구며 눈물을 흘렸다.

비록 꼴찌지만 ‘전 구단 상대 승리’와 ‘두자리 승수’는 챙겨 마지막 자존심을 세우겠다던 목표가 이날 패배로 물거품이 됐기 때문. 시즌 중 단장에 취임해 감독사퇴 파동을 겪는 등 혹독한 신고식을 치른 정태호 단장은 “빠른 시일 안에 감독문제를 매듭짓고 팀 개편도 마무리하겠다”고 말해 남들보다 한발 빠른 준비로 다음 시즌을 기약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삼보 엑써스도 4일 마지막 홈경기에 연고지인 원주시청 직원 1000명을 초청해 그동안의 지원에 감사를 표시하며 변함없는 지원을 요청하는 등 일찌감치 다음 시즌 준비에 들어갔다.

5시즌 만에 처음으로 플레이오프에 탈락한 기아 엔터프라이즈는 연고지 이전을 통해 새로운 도약을 준비 중인 경우. 올시즌을 끝으로 울산으로의 연고지 이전을 추진 중인 기아는 사실상 부산 고별전인 4일 신세기전에서 관중을 무료 입장시킨 뒤 사인볼 200개를 나눠주며 부산팬들의 아쉬움을 달랬다. 특히 이날 박수교 감독이 1승당 2만원씩 모은 360만원을 한국복지재단에, 강동희와 김영만이 각각 어시스트와 자유투를 성공시킬 때마다 적립한 770만원과 340만원을 부산아동복지시설협의회와 한국사회복지협의회에 전달해 ‘시즌 마감’을 나름대로 의미있게 장식.

<김상호기자>hyangs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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