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브라운관 '입심 대결' 누가 셀까?

  • 입력 2001년 3월 5일 18시 35분


‘축구 시청자는 즐겁다’.

2002년 월드컵축구를 앞두고 공중파 방송 3사가 스타 축구해설가를 잇따라 영입해 치열한 ‘입담 대결’ 채비를 갖췄다.

차범근 전 대표팀 감독을 영입한 MBC, 신문선 전 MBC위원을 영입한 SBS에 이어 이용수 전 해설위원이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장으로 자리를 옮긴 KBS는 라이벌 방송사에 대적할 카드로 허정무 축구협회 기술자문을 내정했다. 이처럼 왕년의 축구스타들이 마이크를 잡는 것은 98년 프랑스월드컵 당시 개최국인 프랑스의 방송사가 펠레,요한 크루이프 등 전문성과 대중성을 고루 갖춘 축구 스타들을 해설가로 영입해 치열한 시청율 경쟁을 벌였던 것과 무관치 않다.

허 전감독이 KBS 해설위원으로 데뷔하면 98년 프랑스월드컵 당시 이용수(KBS)―신문선(MBC)―허정무(SBS) 삼파전으로 전개됐던 한국의 축구 중계는 허정무(KBS)―차범근(MBC)―신문선(SBS)의 새로운 삼파전으로 2002월드컵축구를 맞게된다.

이들 세 사람은 선수 시절의 플레이 스타일이나 생활을 반영하듯 저마다 독특한 개성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전 유공프로축구팀 선수시절 선수들의 고충을 앞장서 코칭스태프에게 전달해 ‘해결사’로 불렸던 신문선위원은 현역 시절만큼이나 인간미 넘치는 해설로 이미 폭넓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특유의 톡톡튀는 어조와 쇼맨십이 ‘어록’을 양산할 정도로 논란을 야기하고 있지만 대중성이라는 측면에서 그에 대한 평가도 분분한 상태.

1일 잉글랜드와 스페인의 친선경기로 ‘입담 데뷔전’을 치른 차범근위원은 절반의 가능성을 보였다는 평가. 차분한 논리 전개는 돋보였지만 네티즌 사이에서는 “말과 말 사이가 너무 늘어져 박진감이 떨어진다”는 반응이 주류였다. 원래 내성적인 성격인데다 현역 시절 힘과 스피드, 골 결정력이 뛰어났지만 비교적 단조로웠던 플레이 스타일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

허 전감독은 98프랑스월드컵 당시 풍부한 현장 경험과 선수 정보를 앞세워 비교적 무난한 해설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당시 대중성은 신위원에 비해 떨어졌지만 현재는 대표팀 선수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데다 전문성까지 갖춰 정보량에서 비교 우위를 갖추고 있다.

이중 관심을 끄는 대목은 선수와 감독시절 그라운드에서 한치도 양보없는 자존심 대결을 벌였던 차 전감독과 허 전감독의 맞대결. 왕년의 두 스타가 2002년 안방 시청자로부터는 어떤 평가를 받을까.

<배극인기자>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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