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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3월 5일 16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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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말 이틀 연속해서 나스닥지수가 큰 폭으로 떨어졌음에도 이날 주가가 오른 것은 일본증시가 오랜만에 안정적으로 움직인데다 특히 나스닥선물이 장중 내내 강세를 유지한 때문이다.
어떻게 보면 "모두가 비관적일 때가 최적의 매수 타이밍"이라는 증권격언이 딱 들어맞은 셈이기도 하다.
그러나 주가지수가 무조건 오른다고 해서 좋기만 할까.
이에대해 증시 전문가들은 "꼭 그렇지는 않다"고 답한다. 주가가 떨어져야 할 때는 떨어져 주는 게 좋다는 의미다.
실제로 이날 개인 투자자들의 체감지수는 오히려 마이너스다. 하락종목이 552개로 상승종목 255개를 2배 이상 상회하고 있다.
특히 건설-증권-은행 등 개미들이 많이 찾는 이른바 '트로이카'주들은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반면 외국인 투자가와 기관 투자가들이 주로 매매하는 삼성전자 SK텔레콤 등 지수 관련 대형주들이 강세를 보이며 지수의 상승을 선도했다.
많은 전문가들은 이날을 비롯 하루이틀 정도 주가지수가 더 떨어져주는 것이 오히려 장기적으로는 '보약'이 될 수 있다는 데 의견을 같이 하고 있다.
이는 오는 8일의 더블위칭데이를 앞두고 지난 2일 현재 프로그램 매수잔고가 3000억원 안팎에 불과한 점을 감안한 분석이다.
주초에 주가가 떨어지면서 매물을 충분히 소화할 경우 선물·옵션만기일에 오히려 강력한 에너지를 발산할 수 있으나 오늘 주가가 상승함으로써 발생 에너지원이 소모됐다.
이날 상승세가 기관의 지수 관련 대형주의 매수와 외국인들의 선물매수와 프로그램 매수가 주도한 것임을 감안하면 프로그램 매수잔고는 쌓이고 이는 더블위칭데이에 가서 부담으로 작용하는 때문이다.
어쨌든 이날 주가지수가 극적으로 반등에 성공함으로써 주가지수는 지난 3주에 걸쳐 박스권을 형성했던 580∼620포인트 대의 저점대인 580까지는 무난히 상승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러나 580대에서의 차후 방향성은 더블위칭데이와 이후의 장세를 철저히 살펴야 알 수 있다는데 전문가들은 의견을 같이 한다.
더블위칭데이에 580대에서 프로그램 매물이 쏟아져 나오고 이를 소화해줄 매수세력이 나타나지 않을 경우 주가지수는 전저점(557)밑으로 쉽게 밀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H증권의 한 관계자는 기관의 역할론을 들고 있다. 정부의 증시부양의지가 강력한 만큼 이날 저점대에서 기관이 강력한 매수세력 역할을 한 것과 같이 더블위칭데이 이후 매매주체로 등장, 증시를 떠받힐 경우 추가 상승의 개연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더블위칭데이 이후 주가가 상승탄력을 상실한 채 되밀릴 경우 기관이 매매주체에서 벗어나 또다른 저점을 염두에 둘 수 있기 때문에 장기 횡보의 가능성도 농후하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후자의 가능성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 주초 에너지가 적잖게 소진됐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의 눈높이가 적어도 550 위에 있다는 점을 이날 증시를 통해 확인한 것이 가장 큰 성과.
그러나 미국과 일본의 경제 상황이 만만치가 않고 세계증시의 움직임도 불안하는 등 악재가 호재를 짓누르는 상황인 점을 감안하면 이날의 성과가 얼마나 지속될 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방형국<동아닷컴 기자>bigjo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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