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따라잡기]추락하는 증시 바닥은 어디인가

  • 입력 2001년 3월 2일 18시 32분


주식시장은 어디까지 추락할 것인가.

3월 첫장인 2일 증시에서 종합주가지수가 4% 가까이 빠지면서 560선이 무너졌고, 코스닥지수도 6%이상 폭락, 지난 1월15일(71.36P) 수준인 71선으로 다시 후퇴했다. 거래소시장은 이와함께 5일(578.09)·120일 이동평균선(571.64P)등 장단기 주가지표인 각종 추세선을 모두 하향 이탈했고, 마지막으로 믿었던 60일선(567.67P)마저 깨지며 추가 하락을 예고했다. 코스닥시장도 양상은 마찬가지.

오전에 지켜졌던 60일선(73.31P)이 깨지면서 투매현상까지 치닫는 급락세를 나타냈다.

증권 전문가들은 ▽미국시장의 금리인하 불발예상으로 유동성 기대감이 사실상 사라진 점 ▽국내외 여건상 새로운 모멘텀이 부재하다는 점 ▽미국시장의 경기회복이 불확실하다든 점 ▽오늘 경제장관 합동 기자회견에서 증시부양에 대한 의지표명이 없었다는 점등이 폭락을 가져왔다고 지적했다.

▼어느선까지 추락할까=리젠트증권 김경신이사는 “550∼560선이 깨지면 500선까지 추가하락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그는 코스닥의 경우 65∼75선이 지지선이라고 밝혔다. 최근 하락세에 대해선 국내 여건보다 미·일시장의 급락 여파가 크다고 분석했다.

현대증권 오현석 선임연구원도 지난해 4분기 저항선인 550선을 지지선으로 내다보고 있다.그러나 SK증권 강현철 연구원은 전고점을 지지선으로 보고 있는 것 또한 막연한 기대일 뿐이라고 얘기한다.

그는 “현재 국면은 기술적으로 하락 초기 국면”이라며 "증권가에서는 앞으로 ‘쌍봉’(최근 고점 2개) 밑으로 더 급락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고 전한다.

▼종목도 미국시장과 연동되나=국내 주식시장은 ‘1월랠리’를 거치면서 세계시장과 달리 움직였으나 2월중순부터 미국시장등 해외 주가 하락세와 동조화하는 경향이 더욱 짙어졌다.

이에대해 강연구원은 “종목별 흐름까지 비슷해지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증권업종은 ‘유동성 장세’에 대한 실망매물이 쏟아져 10%이상 폭락했다. 이는 새벽에 끝난 뉴욕증시에서 조기 금리인하 기대감이 무너져 투자자들이 금융업종에 팔자주문이 몰렸던 것과 맥락을 같이한다는 것.

▼정부의 증시안정대책은 있나 없나=리젠트증권 김경신이사는 “모든 것은 주가가 말해준다”며 이날 오후에 정부의 4대부문 구조개혁 점검을 통한 증시안정 의지를 밝혔지만 주가는 3%이상 떨어지지 않았느냐고 반문한다.

또 김 이사는 이날 회견에서 나온 내용이 기업의 직접금융 지원등 장기적으로는 도움을 줄 수 있으나 “교과서적인 얘기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투자심리가 냉각된 상황에서 정부의 의도적 증시부양책 역시 ‘백약이 무효’일 수밖에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는게 증권가의 대체적 시각이다.

오 선임연구원은 이날 폭락이 유동성 보강등 현실적인 실망감이 일시에 표출됐기 때문에 일어났다고 지적한다. 그는 거래량 감소등 그만큼 시장체력이 떨어졌다는 게 그 반증이라고 설명한다.

증권사들의 투자전략 담당자들은 “증시에 특별한 모멘텀이 없는 현재로서는 무리한 증시부양보다는 구조조정의 확실한 마무리와 유연한 통화정책 등을 통해 재상승의 기초를 닦는데 충실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함께 당분간 매매를 자제하는 것도 ‘투자전략의 하나’라고 덧붙였다.

김진호<동아닷컴 기자>jin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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