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클릭]경기 성남시 '정가네 볼태기'

  • 입력 2001년 2월 16일 18시 31분


따듯한 남쪽 바다 밑 수백m에서 산다는 대구(大口)는 머리와 입이 크다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이 어종은 지방이 적고 비리지 않아 백숙 매운탕 등의 재료로 많이 쓰이지만 영남지방에서는 ‘뽈짐’ ‘뽈국’ 등의 머리 요리가 꽤 인기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청 앞에 있는 ‘정가네 볼태기’(031―706―0038)는 대구머리 전문요리점으로 메뉴가 해장국(5000원)을 기본으로 찜, 탕(2만∼3만원) 등 아주 간단하다. 이들의 주 재료는 모두 대구머리이기 때문에 상호도 살이 많은 부위인 ‘볼’의 사투리로 붙여졌다.

대구머리를 통째로 넣고 무 파 고추 등으로 말갛게 끓여낸 해장국을 먹다 보면 ‘시원하다’는 말이 절로 나올 만큼 속풀이에 제격이다.

선홍빛을 띤 ‘고추장 소스’를 대구머리와 굵은 콩나물에 듬뿍 얹은 찜요리는 매운 맛이 그다지 강하지 않으면서 고추의 알싸한 맛이 혀끝에 감돌게 된다. 그래서 한번 입에 대면 젓가락을 주체할 수 없다.

대형 접시에 뻘건 국물을 자작하게 담아낸 찜요리에 쓰이는 양념은 인공조미료가 아닌 미역 다시마 등 20여가지의 천연재료로 만들었다.

특히 접시에 가득 담겨진 콩나물은 황토 영지버섯 참숯 등으로 우려낸 물로 키워 살이 토실토실하게 올라있다. 이 집은 이 같은 무공해 콩나물재배법에 대해 특허를 출원한 상태며 경기도 보건환경연구원으로부터 무농약 판정을 받았다.

탕은 대구머리에 미나리 무 파 등 10여가지 야채를 넣고 끓인다.주재료인 대구는 부산 선적 원양어선이 뉴질랜드 해역에서 잡아 영하 40도에서 급랭한 것을 전량 수입해 머리부분만 쓰고 나머지를 일본 등 해외로 가공 수출하고 있다.

주인 정상국씨는 “19종의 식용 대구 중에서 살이 쫄깃해 최고급으로 치는 민대구만을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간 2,3차례 수입해 냉동 보관중인 대구는 ‘정가네 볼태기’의 본점인 분당과 평촌분점 등 2곳에서 모두 소화하고 있다.

250여석의 분당 본점은 식당 한편에 5평 규모의 ‘놀이방’을 갖췄고 주차장도 승용차 100여대를 수용할 만큼 넓다. 맛집으로 이미 소문나 있어 예약을 하지 않을 경우 줄서기를 해야 한다. 연중무휴.

<박희제기자>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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