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슈퍼리그]때리고 막고…임도헌 '무쇠팔'

  • 입력 2001년 2월 16일 18시 29분


임도헌(왼쪽)의 강스파이크
임도헌(왼쪽)의 강스파이크
한국축구가 ‘히딩크 효과’를 누리고 있다면 16일 현대자동차 배구단은 ‘임도헌 효과’를 톡톡히 봤다.

현대자동차는 이날 잠실학생체육관에서 벌어진 2001삼성화재 배구 슈퍼리그 3차대회 LG화재전에서 ‘돌아온 임꺽정’ 임도헌의 공수에 걸친 맹활약으로 3―2 역전승을 거두며 최종결승전 진출에 성큼 다가섰다.

경기 초반은 “오늘 지면 모두 죽자”며 전의를 가다듬은 LG화재의 기세가 코트를 압도했다. 90년 이후 슈퍼리그 역대전적에서 현대자동차에 7승25패로 뒤져있는 LG화재에 이날 승리는 그만큼 절박했던 것.

반면 99년 슈퍼리그 2차대회부터 이날 경기전까지 슈퍼리그에서만 LG화재에 6연승을 달리고 있던 현대자동차는 초반 방심했다.

현대자동차는 첫세트 시작과 함께 이인구의 왼쪽 강타가 LG화재 손석범의 블로킹에 연이어 떨어지며 0―6까지 밀렸고 계속된 LG화재의 중앙공격을 막지 못해 19―25로 첫세트를 내주며 불안한 출발을 했다.

이때 현대자동차의 ‘구세주’로 나타난 선수가 임도헌. 첫세트 중반 이인구와 교체 투입된 임도헌은 10개월전 무릎 수술이후 거듭된 부진을 한순간에 씻으려는 듯 2세트부터 특유의 묵직한 강타를 내리 꽂기 시작했다.

임도헌 효과는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더욱 진가를 발휘했다. ‘산전수전 다 겪은’ 백전 노장답게 임도헌은 상대 공격의 길목을 지키고 기다리는 수비와 블로킹으로 현대자동차의 수비망을 촘촘하게 만들었다.

삼성화재의 오른쪽 주공격수 김세진과 장병철이 무척이나 거북해할 정도로 뛰어난 레프트 블로킹 능력을 갖고 있는 임도헌에다 센터 신경수까지 새로 투입해 블로킹을 강화한 현대자동차는 2세트부터 LG화재의 중앙공격을 차단하며 승부를 되돌려놓기 시작했다. 2,3세트를 내리 따낸 현대자동차는 4세트를 LG화재에 내줬으나 마지막 5세트 3―3에서 임도헌의 블로킹과 왼쪽 공격으로 6―3으로 달아나며 승기를 잡은 뒤 15―9로 세트를 끊었다.

이날 블로킹 1득점을 포함해 15득점을 올린 임도헌은 서브리시브도 42개(성공률 66.67%)를 받아내 팀내 최고를 기록했다.

<이현두·주성원기자>ruch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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