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목입체분석]쌍용정보통신 지분 해외매각땐 '탄탄대로'

  • 입력 2001년 2월 15일 19시 07분


‘사람 장사’의 성격이 강한 시스템통합(SI)업계에서 생산성이 최고다. 저평가 의견이 많은 가운데 미국 투자회사인 칼라일사로의 지분매각을 앞두고 시장이 적극적인 주가평가를 유보하고 있다. 칼라일이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주가 움직임이 크게 달라질 전망.

▽기업내용〓한 마디로 ‘컴퓨터시스템 종합설비업’. 이를테면 한국통신이 인터넷망 운영을 위해 각지에 세워놓은 전산센터에 전산설비를 깔아주는 일(네트워크통합·NI)과 나아가 여러 설비들이 잘 맞물려 돌아가도록 고객관리, 네트워크관리, 요금징수 등과 관련한 프로그램까지 제공하는 일(시스템통합·SI)을 한다. 작년 매출비중은 NI 65%, SI 23%. 앞으로 시장이 빠르게 커가고 수익성이 높은 SI쪽 비중을 높여갈 계획. 1인당 매출액이나 경상이익이 경쟁사들보다 높다. 특히 한국통신과 군(軍)이 발주하는 사업에서 수주경쟁력이 높다. 전체 매출의 35%가량이 여기서 나온다. 두 부문은 사업의 연속성이 커서 한번 수주하면 후속 수주전에서도 이길 가능성이 높다. 경기가 나빠져도 사업을 계속 진행해야 하는 면도 있다.

▽지분매각〓2월말 본계약 체결을 목표로 쌍용양회 등 계열사 지분 71.1%를 넘기는 협상을 진행중. 주당매각단가는 8만2500원. 대주주가 바뀌면 재벌계열사라는 이유로 입었던 불이익이 크게 줄어들 전망. 칼라일은 주로 항공 우주 운송업체들에 투자하는 투자펀드로 한미은행의 대주주이기도 하다. 국내 정보통신업체중에서는 쌍용이 최초 투자대상. 회사측 기대가 크다. 염정태사장은 “경영 책임자로서 대주주의 사업상 역할을 당당하게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칼라일의 폭넓은 국방전략 네트워크를 활용한 서북아시아와 동남아시아 지역 국방SI분야 진출을 강력 희망했다.

▽적정주가(굿모닝증권 박재석 애널리스트)〓매각단가는 지금까지의 주가를 토대로 결정됐다. 문제는 앞으로다. 12개월 목표주가는 9만원. 올해 관련업종의 평균주가수익배율(PER) 10.3배에 20%의 프리미엄을 얹어 계산했다. 프리미엄을 준 이유는 첫째, 계열사 의존도가 낮으나 수익성과 매출성장세가 국내 최고다. 둘째, 지분매각으로 그룹리스크에서 벗어나면 기업신용이 올라가 자금조달비용이 크게 줄어든다. 그룹관련 손실을 다 떨어낸 상태로 순수차입금이 자본금의 20%에 불과하다. 셋째, 작년 공모(800억원)와 올 5월중 유상증자로 1000억원이상을 확보해 적극적인 인수합병을 추진할 계획. 2∼3년내 코스닥 등록을 목표로 5,6개 벤처기업에 지분을 출자해뒀다.

▽투자포인트(현대증권 오성진 스트래티지스트)〓SI업계의 골칫거리인 공공부문 저가입찰(순이익률 2∼3%)이 해결돼가고 있다. 인력을 놀리지 않기 위해 웬만하면 수주하고 보자는 게 그간 SI업계의 현실이었다. 그런데 ‘기술 70:가격 30’이었던 심사기준이 작년부터 ‘기술 90:가격 10’으로 바뀌고 있다. 평판좋은 쌍용정보통신의 수혜가 상대적으로 크다. 주가모멘텀은 1차가 대주주 변경이고 2차가 해외시장 개척. 특히 칼라일이 자신의 네트워크로 해외진출의 혈로를 열어준다면 주가가 한단계 더 뛸 수 있다.

<이철용기자>lc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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