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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2월 11일 22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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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유전정보의 총체인 게놈에서 일어나는 변이는 당뇨병 암 심장마비 등 최소 1500여가지의 질병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게놈 지도를 활용할 경우 이 같은 질병을 유발하는 유전자를 찾아내 환자별로 맞춤 치료를 하거나 출생시 앞으로 걸릴 확률이 높은 질환을 예상해 이를 예방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이밖에 각종 중독성 질환이나 정신 질환의 발병 이유도 밝혀내고 에이즈 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들간에 발병 시기가 각각 다른 이유 등도 밝혀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 의학은 중독성 질환의 약 50%가 유전적 요인으로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게놈 지도를 연구해온 인간게놈프로젝트(HGP)의 프랜시스 콜린스 팀장은 “인간은 게놈 지도를 활용해 30년 이내에 진화의 방향을 통제하고 변경시킬 능력을 갖게 되며 2020년까지 유전자 조작 인간을 탄생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간 게놈지도가 완성됨에 따라 이를 상용화하려는 생명공학 회사들의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암과 치매 등 많은 난치병 및 불치병을 치료할 수 있는 혁명적인 신약을 개발할 경우 순식간에 ‘돈방석’에 앉을 수 있기 때문.
미국 특허청에 따르면 지난해 약 3만건의 새로운 유기화학 및 생명공학 관련 특허가 신청됐으며 이 가운데 대부분은 유전자 관련 특허였다.
그러나 유전자 변이의 질병 유발 과정과 변이의 예방법 등을 밝혀내지 못하는 등 아직 마무리되지 않은 부분이 많아 이번 연구결과를 신약 개발에 이용하려면 적어도 수십년이 걸릴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한편 영국 과학전문지 네이처는 당초 인간 게놈 연구 결과를 12일까지 보도하지 말아달라고 언론에 엠바고(보도자제)를 요청했으나 일부 언론들이 미리 이를 보도하자 11일 오전 E메일을 통해 각국의 과학 및 의학 담당 기자에게 엠바고 해제를 통보했다.
<홍성철기자>sungchu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