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 월드]부시 취임 2주…국정운영 여유-자신감

  • 입력 2001년 2월 1일 19시 08분


취임 2주일을 맞는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빠르게 국정을 장악해가고 있다. 그의 활발한 움직임에는 여유와 자신감이 강하게 배어있다. 당초 백악관과 각료급에 거물 인사들이 너무 많다며 그의 장악력을 회의하던 미 언론들도 논조를 바꾸는 듯한 분위기다.

부시 대통령의 과제는 새정부 출범초기부터 내각에 강한 자신감을 불어넣으면서 선거과정에서 흩어진 민심을 끌어안는 ‘서민대통령’으로서의 이미지를 부각시키는 것이라고 AP통신 등 외신이 31일 전했다.

취임 후 열하루 만인 이날 열린 각료회의에서 부시 대통령은 효율적인 예산 집행과 엄격한 윤리기준을 장관들에게 주문했다.

그는 “여러분이 쓴 1달러가 바로 시민들이 낸 세금이란 점에서 국민의 돈을 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자신이 각료들에게 기대하는 것은 ‘최고 수준의 윤리’라고 힘줘 말했다.

그가 첫 각료회의에서 윤리문제를 강조한 것은 성추문 등 각종 스캔들을 일으킨 빌 클린턴 행정부와의 차별화 전략이라고 외신은 분석했다.

그는 “국민은 앞으로 나만큼 내각에 긍지를 느끼게 될 것”이라며 “나는 농담을 즐기지만 누구든 거역하려는 사람에게는 엄격하게 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대선 과정에서 그를 지지하지 않았던 흑인들과의 만남에도 잔뜩 공을 들이고 있다. 그는 이날 민주당출신 흑인의원을 접견하기로 결정한 데 이어 흑인교회 참석과 각계 각층의 흑인인사와 오찬도 계획하고 있다.

오전 각료회의 때 그가 최고지도자답게 당찬 모습을 선보였다면 오후 가톨릭계 교회 지도자와의 만남에서는 “대선 당선의 일등공신인 동생 젭 부시 플로리다주 지사는 아프리카 차드 대사로 안성맞춤”이라는 농담을 던지는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존 파버로라 마이애미 대주교가 “저는 대통령께서 소중하게 생각하는 우리의 위대한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온 파버로라 대주교”라고 소개하자 그는 “그게 바로 내가 동생을 차드대사로 임명하려는 이유”라고 말해 폭소를 자아냈던 것. 그는 35일간 계속된 개표소송 과정의 쟁점이었던 ‘투표용지의 일부’인 차드(Chad)가 아프리카국가인 차드와 철자와 발음이 같다는 점을 빗대어 이런 농담을 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백경학기자>stern10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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