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판]김영일의원 발언 파문 3인의 辯

▼ 손 젓는 강삼재 ▼

한나라당 강삼재(姜三載)부총재는 30일 김영일의원의 전날 발언과 관련, “터무니없는 얘기”라고 거듭 부인했다.

―김의원에게 그런 얘기를 한 적이 있나.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 검찰의 소환 요구가 있던 날 김의원과 함께 비행기를 타고 서울로 온 적이 있는데 그 때 ‘김기섭(金己燮·전 안기부 기조실장)씨를 만나거나 안기부 자금을 받은 사실이 없다’는 취지의 말을 했을 뿐이다.”

―당내 율사(律師)들과 만나서 그런 얘기를 했다는데….

“법률 자문을 받기 위해 김의원을 포함한 당내 법조인들과 만난 적은 있지만 그런 말은 맹세코 하지 않았다.”

―이회창(李會昌)총재에게는 뭐라고 얘기했나.

“서울 여의도 부국빌딩의 이총재 개인 사무실에서 이총재를 만나 상의는 했으나 그런 말은 안했다.”

―그렇다면 김의원이 왜 그런 말을 했다고 보나.

“나도 알고 싶다. 김의원은 자신의 추측을 말한 것인데 기자들이 잘못 들었다고 하더라. 이 사건에 관해선 내 말만 믿어 달라.”

▼ 한발 뺀 김영일 ▼

한나라당 김영일(金榮馹)의원은 30일 자신의 전날 발언에 대해 “강삼재부총재로부터 들은 이야기를 종합해 추정한 것이었다”고 해명했다.

―강부총재가 ‘검찰에서 조사를 받으면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을 물고 들어갈 수밖에 없어 못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는데….

“그동안 들은 얘기를 토대로 추정한 얘기였는데 잘못 전달됐다. 어젯밤 강부총재에게도 같은 뜻을 전했다.”

―왜 그런 말을 했나.

“‘안기부 돈’을 명쾌히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은 YS뿐이라고 판단했다. 이 사건으로 정치권이 얼마나 엄청난 격돌을 벌였느냐. 사태를 풀기 위해 YS가 나서야 한다고 생각했다.”

―상도동측은 당 지도부와 조율한 것 아니냐고 하는데….

“분임 토의라는 게 평소 생각을 허심탄회하게 털어놓는 자리 아니냐. 순수한 개인 생각이었다. YS에게 사감이 있는 것은 아니다.

―‘안기부 돈’이 YS 정치자금이라는 생각에 변함이 없나.

“강부총재가 안기부 돈이 아니라고 하니 그렇게 추정한 것이다. 강부총재는 YS와의 의리 때문에 할 말을 못하지 않겠느냐.”

▼ 펄쩍 뛴 박종웅 ▼

한나라당 박종웅(朴鍾雄)의원은 30일 김영일(金榮馹)의원의 전날 발언과 관련해 “김영삼전대통령을 음해하는 발언이 나온 데 대해 충격과 경악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김의원은 5, 6공 때 공작정치에 앞장선 사람인데, 자기들이 그렇게 했다고 문민정부도 그랬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오산”이라고 비난했다.

―김의원은 ‘안기부 돈’이 YS의 당선축하금이거나 대선잔금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는데….

“거듭 말하지만 YS는 재임 5년간이나 당선자 시절 단 한 푼의 정치자금을 준 적도 받은 적도 없다. 이런 허무맹랑한 발언은 결과적으로 현 정권의 ‘YS 죽이기’를 위한 여론몰이에 동조하는 것이다.”

―김의원이 왜 그런 발언을 했다고 보나.

“YS에게 책임을 떠넘기기 위한 총재 측근들의 분위기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이회창총재와 짜고 한 얘기로 볼 수밖에 없다. 이 문제에 대해 이총재가 직접 해명해야 한다.” ―YS의 반응은….

“긴 말은 안했지만 크게 화를 냈다.”

<선대인기자>eodl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