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DVD 클래식산책, 베이징의 '투란도트'

입력 2001-01-28 18:57수정 2009-09-21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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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 9월 5일. 중국 베이징의 옛 황궁 쯔진청(紫禁城)에서는 이제껏 접할 수 없었던 거대한 이벤트가 열렸다. 중국 황녀를 향한 이방인 왕자의 구애, 목숨을 건 도전과 승리를 담은 푸치니 최후의 오페라 ‘투란도트’가 바로 극의 무대인 이곳에서 공연된 것이다.

웅장하고 화려한 궁전 뜰에 세워진 거대한 세트, 전세계에서 모여든 3만2000여명의 관객들, 지휘자 주빈 메타와 라 스칼라 오페라극장의 젊은 주역가수들이 함께 어울어져 펼쳐낸 이 스펙터클한 공연은 명실상부한 ‘20세기 마지막 꿈의 무대’였다. 전체 연출을 중국의 세계적인 영화 감독인 장이모우가 직접 맡았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투란도트’를 실제 작품의 배경인 중국의 쯔진청에서 공연하겠다는 것은 1970년대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이 처음 추진한 이래 모든 오페라 지휘자들의 오랜 바람이었다. 그러나 이 ‘꿈의 프로젝트’는 추진 주체인 DPA사와 BMG사가 중국 당국과 9년 간에 걸친 기나긴 교섭을 벌인 뒤에야 비로소 실현됐다.

전세계의 화제를 불러일으킨 역사적 공연실황을 영상으로 담고 있다는 점 뿐만아니라 이 영상소프트는 여러 가지 매력을 갖고 있다.

1000여명에 달하는 엑스트라의 복장은 고증에 따라 하나 하나 세심하게 재현되었다. 넓은 야외무대를 가득 메운 합창단의 규모만으로도 시각적인 압도감은 충분하다. 장이모우 감독의 힘이 넘치는, 그러면서도 섬세한 연출은 이 정복과 희생의 우화에 육중한 현실감을 불어넣고 있다.

그러나 이 소프트가 가진 가장 큰 매력은 DVD라는 신매체가 가진 여러가지 부가 기능을 모자람 없이 활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하나의 장면을 각각 다른 각도에서 선택해 볼 수 있는 멀티 앵글 기능이 있으며, 영어 독일어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일본어 중국어 등 6개 국어의 자막과 줄거리 요약도 제공된다.

이 영상음반은 또 CD와 동일한 음질의 PCM 사운드 트랙은 물론이거니와, 공연 준비과정을 촬영한 제작 다큐멘터리 등 여러가지 기본 기능과 보충 기능을 다양하게 담아내고 있다.

김 태 진(음악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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