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따라잡기]외국인들이 매도로 돌아선 배경은

입력 2001-01-26 16:54수정 2009-09-21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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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투자가들인 순매수 행진 8일만에 매도로 돌아서며 투자심리를 냉각시켰다.

외국인들은 26일 거래소시장에서 839억원 순매도하며 주가지수를 600선 밑으로 끌어 내렸다.

이들은 선물시장에서도 5512계약이나 내다팔았으며, 옵션시장에서는 콜옵션을 227계약 정리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73억원 어치의 매수를 유지했으나 매수 강도는 현저하게 약해졌다.

외국인들의 매도는 뚜렷한 매도주체가 없는 '천수답 상태'의 한국증시에 우려감을 더욱 크게 하고 있다.

설 연휴를 보내고 외국인들이 매도 포지션으로 전환한데 대해 증권 전문가들은 △차익실현 △조정에 대비 △미국증시의 불투명성 등으로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외국인들이 '매도추세'에 들어선 것으로 보는 전문가는 별로 없다. 대부분 미국증시의 추이에 따라 다시 매수에 나설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외국인들이 이날 선제 공격식으로 주식을 처분하고 나선 것은 차익실현과 조정에 대한 사전 준비작업인 것으로 크게 분석되고 있다.

외국인들은 올들어 주가지수를 거의 홀로 떠받치다 시피하며 지수 500대부터 꾸준하게 순매수 행진을 벌여왔다. 이때부터 국내 증권사들은 외국인들이 단기적으로 620선 부근에서 차익을 실현할 것이라고 내다봤었다.

세종증권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올들어 지난 19일 현재 외국인 순매수의 80%가 지수 500대에서 이뤄졌다"며 이들이 투자 이익을 챙길 시점이 됐다고 밝혔었다.

정확히 말하면 외국인들이 주식을 별안간 내다 팔았다기 보다는 예상된 매매패턴을 보이고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게다가 이날 시카고상품거래소의 나스닥선물이 하한가 주변에서 맴도는 등 미국증시에 불활실성이 높아지는 것도 매도의 주요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오는 30일, 31일 이틀동안 열리는 미 연준리의 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앨런 그린스펀 미 연준리(FRB) 의장의 감세정책지지 발언으로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줄어들면서 외국인들이 주가조정의 가능성에 대비하고 정리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시장의 기대 및 전망과 달리 자칫 금리가 유지되거나, 인하폭이 0.25%포인트에 그칠 경우 뉴욕증시와 함께 한국증시도 동반하락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정리에 나섰다는 것이다.

세종은 또 "연초이후 나스닥지수의 상승은 하락추세대 하단에서의 기술적 반등 성격이 크다"면서 "12월중 미국산업생산이 0.6% 떨어지는 등 경기둔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나스닥지수는 여전히 내림세에서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대부분 증시 전문가들은 외국인들의 이같은 매도패턴에 대해 '매도추세로의 전환'이라기 보다는 '일시적인 현상'으로 인식하고 있다. 차익실현 시점에 다다른 시점에서 미국 나스닥의 악재가 겹친데다 그린스펀 발언의 발언이 금리인하의 가능성을 낮추면서 숨고르기에 들어갔다는 것이다.

대신증권 나동익 투자정보팀 차장은 "우리 시장에 대한 외국인의 평가 자체가 바뀐 것은 아니다"라며 "620선을 염두에 두고 500대에서 적극 매수에 나섰던 외국인들이 주가지수가 620선에 근접하자 당초 전략대로 차익실현에 나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화증권의 강봉환 애널리스트도 "외국인의 매도가 어느 정도 예상되는 시점에서 그린스펀의 발언이 나왔고 나스닥선물도 폭락했다"면서 "이같은 재료들이 이들의 매매패턴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른 전문가들도 비슷한 시각을 보이는 가운데 주은투신운용의 신세철 상무는 "헷지수단이 필요한 외국인들로서는 FOMC회의를 앞두고 있고, 나스닥선물이 폭락한 오늘이 적절한 매도시점이었을 것"이라면서 "그러나 지수조정과 함께 기간 조정을 거쳐야 하는데 단기에 외국인들의 매도공세가 너무 강하다"고 지적했다.

방형국<동아닷컴 기자>bigjo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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