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에릭 이버츠 "이제 때가 왔다"

  • 입력 2001년 1월 21일 16시 28분


이버츠(왼쪽)와 삼성 맥클래리의 대결
이버츠(왼쪽)와 삼성 맥클래리의 대결
“이달초 미국으로 돌아간 아내가 보고싶어요.”

TV 화면을 통해 설연휴 고향나들이에 나선 한국사람들의 분주한 발걸음이 전해지자 프로농구 외국인선수 에릭 이버츠(27·LG 세이커스)의 얼굴에는 아내에 대한 그리움이 진하게 드리워졌다.

프로 원년인 97년 코리안드림을 안고 한국땅을 밟았던 이버츠는 올 들어 꿈을 이뤄가고 있다. 지난 시즌 득점왕에 이어 올시즌에는 팀 우승을 기약하며 맹활약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영광도 가족의 빈자리를 채우기에는 역부족이었던 모양.

이버츠는 ‘비운의 용병’으로 불렸다. 97시즌 나산(현 골드뱅크)에서 활약하며 득점 랭킹 2위에 올랐으나 다음 시즌에는 정통 센터가 아니란 이유로 지명되지 못했고 98―99시즌에는 불의의 교통사고로 한국행 비행기를 타지 못했다. 하지만 이버츠는 지난 시즌 골드뱅크에 뽑혀 득점 랭킹 1위에 오르며 한을 풀었다.

올시즌 LG가 이버츠를 1순위로 지명한 것도 정확한 외곽포능력과 몸을 사리지 않는 성실성때문. 이버츠는 사실 센터로서는 불합격점에 가깝다. 용병센터로는 작은 1m98의 키는 말할 것도 없고 힘에서도 흑인용병들에 비해 처져 골밑싸움에서 밀리기 일쑤. 하지만 이버츠는 최근 이런 평가를 무색케 할만한 중요한 기록을 수립하며 자신에 대한 평가를 뒤집었다. 바로 17일 삼성전에서 프로통산 7번째로 1000리바운드를 돌파하며 센터로서도 녹록치 않다는 것을 과시한 것.

이버츠의 최대 장점은 용병으로서는 드물게 3점슛 능력을 갖췄다는 것. 3점슈터들이 즐비한 팀내에서도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성공률(52.1%)로 박준용(54.8%·SK 나이츠)에 이어 전체 랭킹 2위에 올랐다. 또 야투(63.8%) 및 자유투성공률(82.5%)에서도 나란히 5위를 달리고 출장시간도 팀내 최다(1185분29초·경기당 39분51초)로 거의 매경기 풀타임을 소화한다. 한마디로 ‘만능선수’다운 활약을 펼치고 있는 셈이다.

이런 이버츠도 “연습때 아내가 던져주는 공으로 슛을 할 때가 가장 행복하다”며 “올시즌 개인기록에 신경쓰지 않고 팀 우승이라는 목표에 전념하겠다. 아내도 우승을 원하고 있다”며 진한 부부애를 과시했다. 이버츠는 간호사인 아내 미셸과 결혼한 지 1년반밖에 되지 않은 신혼이다.

<김상호기자>hyangs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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