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태훈기자의 백스테이지]국민 그룹 'god'의 힘은 '성실과 겸손'

입력 2001-01-17 12:07수정 2009-09-21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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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서울 여의도의 방송사 대기실에서 요즘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god'를 만났다.

지난 해 11월 3집을 발표한 후 지금까지 하루도 편히 쉴 날이 없었다는 이들은 리허설 시간이 끝나고 잠시 짬이 생겼는지 누구 할 것 없이 몸을 웅크린 채 꾸벅꾸벅 졸고 있었다. 매주 공중파 가요 순위 프로 3개에다 각종 쇼 프로그램에서 god를 모시는 상태여서 하루 24시간이 부족한 상황임을 짐작할 수 있었다.

하지만 기자가 대기실로 들어서자 이들은 언제 졸고 있었냐는 듯 밝은 얼굴로 인사를 건넸다. '거짓말'에 이어 '촛불 하나'가 연이어 정상을 눈 앞에 두고 있는 소감을 묻자 "많은 분들이 사랑해 준 결과"라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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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한 대화를 나누는 중간에도 god 얼굴을 보겠다거나 사진촬영과 사인을 요구하는 팬들의 행렬이 이어졌다. 여느 스타라면 피곤한 몸에 짜증이 날만도 했건만 이들은 아무런 불평없이 정성스럽게 사진을 찍고 사인을 해주었다.

god의 매니저를 맡고 있는 김보형 씨는 "하루 평균 500장이 넘는 사인을 하고 있지만 다 해주지는 못하는 상황"이라며 "사인지를 여러 장 복사할까 생각도 했지만 god 멤버들이 직접 해야 한다고 고집해 항상 종이와 펜을 구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3집 앨범을 발매한 지 3개월이 채 되기도 전에 200만장을 돌파(싸이더스 자체 집계)했는가 하면 신나라 레코드 사상 최초로 10주 연속 판매 1위를 기록한 god의 힘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물론 음반 프로듀서를 맡은 박진영의 탁월한 대중적 감각이 큰 도움이 됐겠지만 god 멤버들의 변치 않는 '성실과 겸손'이 지금의 자리에 오를 수 있게 하지 않았나 싶다.

이들이 10대 청소년부터 50대 아주머니에 이르는 폭넓은 팬의 사랑을 받는 것은 MBC에서 방영되고 있는 'god의 육아일기' 덕분이기도 하다. 이 프로그램에서 보여준 자상함 혹은 가식 없음으로 노래뿐만 아니라 인간성도 좋은 '국민 그룹'으로 거듭나는데 도움이 된 게 사실이다.

아기를 좋아해 '왕엄마'로 불리는 손호영은 "바쁜 일정 속에서도 재민이와 1년이 넘게 생활하면서 작은 생명의 소중함을 새삼 느꼈다"고 했고 대니 역시 "무대에 서는 일이 피곤함의 연속이지만 아기를 돌보고 함께 놀면서 보람있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여러 모로 우뚝 선 그룹이 됐음에도 god는 나름대로 고민을 안고 있는 듯했다. 앨범이 소위 대박이 났지만 음악적으로 god만의 개성을 찾아야 한다는 과제를 여전히 안고 있기 때문이다. 팀의 리더 박준형은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기 때문에 계속 배워 나갈 생각"이라며 "멤버들 스스로 그룹의 개성 넘치는 음악을 선보여 진정한 뮤지션으로 거듭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god가 '만들어진 그룹'이라는 일부의 평가를 불식시키기 위해 이제는 음악적인 면에 더욱 신경을 쓰겠다는 것이다.

'시작은 미약했으나 후일은 창대하리라'라는 성경 구절처럼 god는 어려운 신인 시절을 이겨내고 스타로 거듭나 성실하고 겸손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음악적으로 성숙해가는 보습을 기대해 달라며 활짝 웃는 god의 모습을 지켜보며 이들이 '따뜻한 가슴을 가진 가수'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황태훈 <동아닷컴 기자>beetle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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